◎세공 대통령은 믈라디치 지지크로아티아가 7일 세르비아계가 장악하고 있던 크라이나 전지역을 탈환, 승리를 선언함으로써 이제 발칸반도의 다른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의 대응이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하게 됐다. 세르비아계의 대응을 주도할 지도자로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와 군총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 그리고 대세르비아주의를 주창해 오늘의 발칸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인 세르비아 공화국의 슬로보단 밀로세비치대통령등 3인이 꼽힌다.
91년 구유고 내전이 발발한 이후 세르비아계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현재 이들 3인의 지도자들은 적전분열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양축인 카라지치와 믈라디치는 「해임」과 「불복」이라는 갈등양상을 빚어내고 있고 이런 가운데 밀로세비치는 믈라디치를 지원하고 나서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화전(화전)의 선택이 세르비아계로 넘어온 이상 세르비아계의 대응은 카라지치와 믈라디치가 현재 벌이고 있는 권력암투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강경파인 카라지치가 권력투쟁에서 승리한다면 확전의 가능성이, 믈라디치가 쿠데타등으로 권력을 쥔다면 협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간의 권력암투는 일단 보스니아 세르비아 의회가 6일 카라지치를 지지하고 나서 믈라디치의 패배로 귀결되는가 했으나 밀로세비치가 공개적으로 믈라디치를 지지하고 나서 팽팽한 세력 균형을 이루게 됐다. 이 균형은 크로아티아 공세에 대한 세르비아계의 통일된 대응을 늦추게 하고 있다.
밀로세비치는 자신이 용도폐기한 「대세르비아국건설」을 내세우며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카라지치와 그 추종자들보다는 현실적이며 실리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 믈라디치를 지지하는게 발칸사태 해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엔의 경제제재에 직면, 경제적으로 황폐화한 세르비아공화국을 재건하려는 밀로세비치에는 불가피한 선택인 것이다.
지난해 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카라지치와 믈라디치의 불화는 우선 군사작전목표에 대한 관점차이에서 비롯됐다.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회교정부군과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전면적인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믈라디치는 보스니아영토의 70%에 이르는 세르비아계 점령지를 먼저 공고히 해야한다고 맞섰다. 또 카라지치는 미국등 서방을 상대로 혁혁한 전과를 올려 세르비아계의 전쟁영웅으로 떠오른 믈라디치가 자신의 최대 라이벌로 등장하자 그를 견제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반대로 믈라디치와 군수뇌들은 권력욕에만 집착하는 모습으로 비쳐진 카리지치등 정치가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왔다.
구유고내전의 확전여부를 결정할 이들간 권력암투의 승패는 앞으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와 크라이나를 탈출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계의 합동군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달려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