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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관절염/김성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센터 소장(홈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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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관절염/김성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센터 소장(홈닥터)

입력
1995.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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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빈도 떨어지나 100여종류 나타나/유전적검사로 조기진단… 치료 큰 효과얼마전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병이 10년사이에 심각하게 진행될 줄 몰랐다며 탄식했다. 학생은 국민학교 3학년때부터 발바닥과 발뒤꿈치에 자주 통증을 느꼈다. 그후 무릎관절도 아파 검사를 받았으나 별 이상이 없었고 자라면서 나타나는 성장통인 듯싶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얼마후엔 증상이 없어졌다. 그러나 이후에도 자주 발뒤꿈치에 통증이 왔고 운동을 한 다음엔 무릎이 부어 올라 병원에서 치료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병명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한쪽 눈이 빨갛게 충혈돼 안과에도 다녔다. 5학년때에는 무릎이 심하게 붓고 열이 나 병원을 찾았으나 류마티스열인지 관절염인지 확실치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는 관절에 좋다는 각종 민간요법을 수소문해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절염은 점점 심해지면서 발목 팔목 관절 등으로 통증부위가 퍼져나갔다. 여전히 검사상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허리 아랫부분이 자주 아팠다. 책상에 오래 앉아 공부했기 때문이려니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가 뻣뻣하게 굳고 관절이 부어 요즈음엔 운동은 물론 의자에 앉기조차 어렵게 됐다. 최근에야 이 학생은 유년성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진단결과 이 학생은 척추염을 잘 일으키는 유전자를 어머니로부터 받고 태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년간의 성장과정중 겪은 여러 증상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유년성 관절염이 강직성 /척추염으로 이행해갔음을 알아냈다. 딱하게도 조기에 진단되지 않아 관절변형과 성장장애는 물론 폐에까지 영향이 미치게 된 것이다. 보통 「어릴 때는 키가 크려고 그렇다」「아이때는 다 아픈 것이다」 또는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것이다」 등으로 무심코 넘겨버린 것이 훗날 이처럼 심각한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도 발생빈도는 낮지만 어른들에게서 볼 수 있는 1백여가지의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이제까지 아이들이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다는 데 대해선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왔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어린이 관절염도 유전적 검사를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해졌고 조기에 진단하면 좋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부모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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