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 SF 효과는 “만점”/단조로운 구성엔 “썰렁”공상과학소설(SF)을 바탕으로 한 납량드라마에는 나름의 「드라마 독법」이 적용된다. 컴퓨터 그래픽, 특수 분장, 특수 촬영등 「SF다운 SF」를 위한 여러 장치들은 어느정도 정밀했는지, 극 구성과 이에 따른 극적 긴장감은 어느 정도 납량감을 주었는지 등이다.
SBS가 5일 방영한 SF 납량드라마 「냉동인간」(극본 김인숙, 연출 손홍조)은 SF적 효과면에선 후한 점수를, 드라마적 완성도로는 박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냉동인간」정우(최재성 분)의 사실적 분장과 드라마 곳곳에 삽입된 SF적 장면들은 눈에 띌만큼 성공적이었다. 차갑게 얼린 맥주병의 표면을 연상시키는 냉동인간의 피부, 금붕어를 영하 1백96도의 액화질소를 이용해 순간 냉동시켰다 서서히 해동시키는 장면, 냉동인간이 잡은 전선이 타들어가는 장면등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의 청량감을 위해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된 흰색과 파란색의 화면 분할도 인상적이었다. 얼음으로 뒤덮인 에베레스트산과 뒤에 깔린 짙푸른 하늘, 여주인공 미림(오미란 분)의 창백한 얼굴과 이를 뒤덮는 무서운 천둥번개, 드넓은 백사장과 바다 속 스킨스쿠버등….
그러나 전체적인 드라마의 완성도에서는 실망스러웠다. 등장인물간의 갈등은 단조로웠고,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극적 구성은 「정우가 냉동인간이 됐다」는 점 외에는 거의 없었다.
대표적인 것이 냉동인간 정우와 그가 우연히 갖게 된 구슬(이 안에는 신비의 의약품 정보가 들어있다)을 찾으려는 사람들간의 갈등 묘사. 『그 구슬 안에 뭐가 들었길래 나를 죽이려는 거야』라는 물음과 『알 필요가 없으니까 그냥 내놓기만 하면 돼』라는 요구가 되풀이 될 뿐이었다.
드라마는 또한 우연한 자동차 사고로 알게된 정우와 방송 리포터 아라(유혜정 분)가 왜 계속해서 만나는지, 자신을 생체실험하려는 고박사를 정우는 왜 우호적으로 대했는지등도 명확히 밝혔어야 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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