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색은 생산적일 수도 있다. 지역별로 서로 다른 개성과 특기를 갖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 장점들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런 지방색은 조장된다 해서 나쁠게 없을 것이다. 일본의 지방자치가 만들어 낸 일촌일품은 생산적인 지방색의 귀감이 될만하다. ◆지난번 6·27지방선거이후 「신 3국시대」의 도래를 우려케 할만큼 심한 지방색이 노출되면서 모든 국민이 실망에 빠져 있는데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을 자세히 살펴보면 절망을 벗어날 출로도 없지않아 보인다. 이례적으로 많은 경제통 시도지사들이 탄생된 것이 그 출로를 찾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대구 전북 강원 제주등에서 경제전문가들이 선출되고 15개 광역단체장 모두가 취임후 경제와 경영을 가장 먼저 앞세우고 있는 것은 지방화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맞아 지역경제를 중시하는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방색과 경제의 자연스러운 결합인 것이다. ◆지방색은 정치적으로 보면 적대적이고 배타적인 지역할거주의의 절망적 조짐일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생산적 활력의 조짐일 수도 있다. 선동적인 정치가가 부추긴다고 해서 없는 지방색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방색에도 그 존재의 이유와 정당성이 있을 것이다. ◆해태와 롯데의 야구 경기처럼 공정한 게임의 규칙만 보장된다면 선의의 경쟁심에 기초한 지방색은 경제적 활력이 될 수 있다. 지방색을 대책없이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생산적으로 활용하고 승화시켜 나가는 방안도 한번쯤 생각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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