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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베호벤/「섹스+스릴」 흥행귀재 명성(박흥진의 명감독열전: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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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베호벤/「섹스+스릴」 흥행귀재 명성(박흥진의 명감독열전:44)

입력
1995.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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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태생… 미로 이주하며 활동 본격화/「원초적 본능」 등 히트작 “너무 선정적” 비판도네덜란드 태생인 폴 베호벤(PAUL VERHOEVEN·57)이 매달리는 주제는 섹스와 집념이다. 이같은 특징은 그의 이름뿐 아니라 네덜란드 영화산업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준 그의 두번째 영화 「터키 눈깔사탕」(73년)에서부터 나타난다.

또 베호벤이 고국에서 감독한 「스페터스」와 「제4의 사나이」 그리고 그의 미국데뷔작인 「육체+피」(85년) 등에서도 이 주제들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의 단골배우인 네덜란드출신의 러트거 하워가 주연한 「육체+피」는 흥건한 피와 적나라한 섹스로 뒤범벅이 돼 당시 간신히 X등급 판정을 모면했다.

그의 섹스와 집념이 위험스러울 정도로 도발적이요, 또 몰염치하게 피부를 드러낸 영화는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92년·트라이스타 배급)이었다.

심리가 불안정한 샌프란시스코의 형사 닉(마이클 더글러스)과 연쇄살인 혐의자인 양성애 여류 싸구려 소설가 캐서린(샤론 스톤)의 뜨겁고 위험한 관계를 야하게 그린 에로틱 스릴러이다. 스톤이 경찰 조사실에서 노팬티로 번갈아가며 다리를 꼬아대는 바람에 유명해진 영화이다.

베호벤은 여기서 자신의 네덜란드 작품의 특징인 노골적인 섹스와 할리우드의 폭력적인 스릴을 잘 배합, 야한 것을 좋아하는 미국 시장에서 빅히트를 했다. 조 에스터하스가 쓴 각본은 너무 복잡한데다 논리의 확실성이 결여돼 비평가들로부터는 혹평을 들었다. 이 영화는 또 살인자는 모두 동성애나 양성애자로 묘사, 동성애자 단체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으며 지나친 섹스와 폭력 때문에 가족단체들로부터도 비난이 쏟아져 들어왔다.

처음에는 미국사회의 섹스와 권력, 정치같은 도전적 주제를 효과적으로 잘 다뤄 관객을 긴장케 하다가 미로같이 터무니없는 플롯 때문에 후반에 가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자기파괴적인 영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여튼 이 영화로 베호벤은 물론이고 에스터하스와 스톤도 할리우드에서 A급 인물로 부상하게 됐다.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베호벤은 라이덴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박사학위를 받은 두뇌파이다. 그러나 전공보다 영화제작에 더 마음이 쏠려 네덜란드 해군과 TV를 위해 기록영화를 만들었다.

베호벤은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뛰어난 충격요법과 상업적 재간을 오락성에 교묘히 접목시켜 「로보캅」과 「토탈 리콜」등의 빅히트작을 냈다. 작품이 너무 폭력적이고 선정적인데다 액션 위주여서 그는 비평가들의 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베호벤은 한번 보면 좀처럼 잊기 힘들고 역동적인 개성있는 시각스타일을 구사하는 비상한 감독임에 틀림없다.

그가 다시 에스터하스와 손잡고 만든 라스베이거스 스트립댄서의 「쇼 걸스」(가을 개봉)가 지나친 나신과 섹스 때문에 최근 등급심사위로부터 NC―17(17세 미만 입장불가) 판정을 받아 또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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