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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세계시장 누비는 중기 고유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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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세계시장 누비는 중기 고유브랜드

입력
1995.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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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싯대·텐트·필기구 등 점유율·기술수준 세계 최고/「HJC」·「마이크로」·「윈너」·「777」·「실스타」·「YA」·「퀘스트」·「유레카」「HJC」「마이크로」「윈너」「777」「실스타」「퀘스트」「YA」「유레카」… 이들 브랜드가 세계시장을 누비고 있는 국산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것도 대기업 브랜드가 아니라 중소기업 브랜드라는 사실은 더 더욱 모르고 있다.

수출 1천억달러 시대를 앞둔 지금도 절반 가량이 「얼굴없는 수출」이다. 소위 남의 상표를 붙여 수출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을 말한다. OEM으로는 제값을 받을 수 없다. 자기브랜드의 의미는 그래서 소중하다.

자기브랜드로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당찬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록 덩치는 작지만 시장점유율 기술수준등은 각 부문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속담을 수출과 기술로 실증해 주고 있다.

소형 초음파진단기 「유레카」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메디슨. 메디슨의 세계시장점유율은 20%에 달하고 있다. 메디슨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의료기기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85년. 10년후인 지금의 외형은 매출 4백76억원, 수출 2천5백만달러. 외국제품이 판치던 내수시장도 70%이상 장악했다.

오토바이 헬멧제조업체인 홍진크라운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일본의 쇼웨이등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흥진크라운은 미국 진출 9년만에 미국 시장의 35%를 장악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2천1백만 달러. 20여개국에 30여만개의 헬멧을 팔았다.

「실스타」라는 낚싯대 하나로 세계를 낚아올린 은성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시는 현지고용등에 기여한 공로로 현지법인 주변 거리를 아예 「실스타」로 명명하기도 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30%수준. 은성사는 93년 만든 기술연구소를 통해 카본파이버(탄소섬유) 낚싯대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축적, 현재 2백5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 유명백화점에서 금도금된 최고급 매니큐어세트를 구입했을 때 외제라고 자랑하면 안된다. 세계 손톱깎이 시장의 절반은 대성금속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성금속은 세계 60개국에 2천만달러이상 수출하고 있다. 세계시장점유율은 약 50%.

문구제조업체인 (주)마이크로의 활약도 대단하다. (주)마이크로는 87년 수출에 나선 이래 매년 40%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볼펜과 만년필의 장점만 뽑아 만든 하이테크제품인 세라믹볼을 85년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했다.

텐트제조업체 진웅은 88년 중국현지공장설립을 계기로 세계시장을 거의 석권하다시피하며 정상에 올랐다.

미국등 6개국에 현지법인과 공장을 갖고있다. 진웅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2억1천4백억달러(해외법인 포함). 이윤재 회장은 93년 미경제지 포천지로부터 아시아지역의 가장 촉망받는 젊은 기업인 10명중 한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안모자의 백성학 사장은 한국전 당시 미국병사와 우정의 일화가 알려지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방미기간에 있었던 한국전참전기념비제막식에 초대돼 화제를 모았다. 연간 6천5백만개의 모자를 생산, 지난해 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품목별로 세계에서 20∼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이재렬 기자>

◎필기구업계 작은 거인/(주)마이크로 조청길 사장/“90년 G7회담때 사용/독특한 디자인·품질로 자체브랜드 명성 유지”

필기구업계의 작은 거인 (주)마이크로의 조청길(55)사장은 지난 90년에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정상회담을 잊을 수 없다. 『미국의 부시대통령등 당시의 G7정상들은 물론 회담참가자들은 마이크로 세라믹펜과 샤프펜슬을 사용했습니다. 비록 1달러짜리에 불과하지만 가슴 뿌듯한 순간이었지요』

90년의 G7정상회담은 세계시장에서 (주)마이크로가 유명 필기구메이커로 인정받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주)마이크로는 1백8개국에 매년 1억달러어치의 샤프펜슬과 세라믹펜을 수출하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고생도 많았다. 무명업체로서 세계 두번째로 세라믹펜을 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아 주는 바이어가 없었다. 조사장은 『무공등 수출유관기관을 통해 필기구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업체를 소개받으면 즉시 샘플을 보냈고 긍정적인 회신만 보내오면 무조건 현지로 날아가 상담을 추진했다』며 『한번은 겨우 1만달러의 오더를 받고 직접 찾아간 호주바이어로부터 사기꾼이 아니냐고 의심받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털어 놨다.

조사장은 『자체브랜드를 유지하려면 특유의 디자인 개발이 필수적이고 여기에 기술력과 품질관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마이크로는 미국에서 열린 국제사무용품 전시회(92년)에서 최우수디자인상과 전시포장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한국최초로 마국 필기구전문 도매협회 회원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조사장은 품질과 디자인의 강점을 내세워 고가정책으로 승부를 냈다. 대부분 수출품들이 국내가격보다 싼가격으로 팔려나가는 현실에서 (주)마이크로는 내수가격보다 10∼20% 비싸게 수출하고 있다.

(주)마이크로는 21세기를 앞두고 제3의 필기구개발이나 품목다각화등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사장은 『현재 주종을 이루고있는 수성볼펜의 뒤를 이어 지난해 만년필생산에 들어 갔다』며 『이는 21세기를 향한 종합필기구업체로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준비』라고 강조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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