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80엔대의 슈퍼엔고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는 것 같다. 미국달러화의 대엔화환율이 8월들어 80엔대에서 90엔대로 절상됐다. 지난 8월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이 전날 90.95엔(뉴욕증시 폐장가)에서 91.25엔으로 올랐다. 지난 3월중순 달러화가 80엔대로 절하된 이후 5개월만에 다시 90엔대로 회복된 것이다. 달러값의 이 회복이 견지될 것이냐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양론이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유지설이 우세하다.이번 달러값의 절상에는 일본경제의 침체장기화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으나 뭣보다 미·일 양국 중앙은행의 시장공동개입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우리로서는 슈퍼엔고현상의 소멸이 우리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따져봐야 한다. 엔고가 반드시 우리경제에 유익한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엔고―수출증대―경기부양(성장)등의 긍정적인 연쇄반응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기계, 철강,전자 등 일본과 경합내지 준경합관계에 있는 산업과 업종이 계속 호황을 누려온 것은 슈퍼엔고에 따라 우리산업과 업체들이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비교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개별업체별로는 엔차관이나 엔화결제등으로 엔화절상이 부담의 증대 즉 손실을 가져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나라경제 전체로 볼때는 반사이익이 크다.
이제 이 반사이익의 감소에 대비할 차례가 됐다. 우리경제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둔화된다 해도 올해 9.3%의 고도성장을 이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예측대로라면 엔화절하에 따른 수출둔화는 오히려 과열경기를 냉각, 안정속의 성장을 실현시키는 경기연착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슈퍼엔고 아래에서 우리경제는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사이에 양극화현상을 심화시켜 경제구조의 왜곡이 악화됐고 수출호황산업도 반도체등 일부업종을 제외하고는 채산성이 나빠졌다. 슈퍼엔고의 진정이 예상외의 경기냉각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안정화정책을 지나치게 강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한 우려되는 것은 원고현상이다. 대달러원화환율은 지난 5일현재 7백59원, 연초대비 약30원 3.8%가 절상됐다. 원고는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그만큼 약화시킨다. 원고저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엔저 원고현상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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