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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재집권 겨냥 “인의 장벽”/최측근 인사 권력핵심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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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재집권 겨냥 “인의 장벽”/최측근 인사 권력핵심 배치

입력
1995.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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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국장 등 4개요직 모두 「보디가드」 기용/경호실 독립 코르자코프실장 권한 강화도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의 심장부인 크렘린에 견고한 인의 장벽을 쌓고 있다. 건강문제와 임기말의 권력누수 현상 등으로 위기에 몰리고 있는 옐친은 최근들어 최측근 인물들을 승진시키거나 주요 포스트에 기용, 차기 대권도전을 위한 포석에 들어갔다.

현재 러시아의 권력핵심은 대통령 경호실, 크렘린 경비대, 국방·내무부, 연방 보안국(구소련 KGB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 4개 포스트에 모두 옐친의 측근 인사들이 배치됐다.

옐친은 우선 자신을 24시간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알렉산드르 코르자코프 경호실장을 소장에서 중장으로 승진시키고 경호실을 대통령 행정실 소속에서 분리했다. 또 연방 보안국 경호총국 산하의 크렘린 경비대를 경호실이 지휘토록 하는 등 그에게 권한을 집중시켰다.

또 전임 경호총국장겸 크렘린 경비대장인 미하일 바르수코프 중장을 연방보안국장으로 임명, 정보와 사찰기능을 직접 관장토록 했다.

두 사람은 구 KGB에서 요인 경호를 담당해온 제9국 출신들로 그동안 옐친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온 인물들이다. 코르자코프는 옐친이 모스크바시 공산당 제1서기 시절부터 경호를 맡아 옐친이 이 자리에서 축출되자 KGB에 사표를 내는 충성심을 보였었다. 때문에 그는 옐친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경호실장으로 발탁돼 옐친에게 전달되는 모든 문서를 감시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더욱이 이번에 경호실이 독립되고 크렘린 경비대까지 관할하게 됨에 따라 그가 사실상 크렘린의 제 2인자라는 평까지 나오고 있다. 코르자코프가 지휘하는 대통령 경호실은 1천5백여명의 정예요원으로, 크렘린 경비대는 탱크등 최신예 무기로 무장한 약 2만명의 병력과 대테러 특수요원들로 구성돼 있어 두 기관이 갖는 물리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또 신임 연방보안국 경호총국장에는 역시 KGB 9국 소속이었던 유리 크라피빈 경호 제1국장이, 크렘린 경호대장에는 세르게이 스트리긴 소장이 임명됐다.

연방 보안국장으로 임명된 바르수코프장군 역시 옐친에 대한 충성도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는 91년 구소련 보수파의 쿠데타 당시 쿠데타에 가담하지 않은 몇 안되는 KGB 고위간부중 하나로 쿠데타 실패후 경호 제1국장을 거쳐 92년부터 경호총국장겸 크렘린 경비대장으로 일해왔다. 그는 93년 10월 옐친의 의회 유혈 진압작전 당시 직접 병력을 인솔, 보수파들을 체포하는 등 맹활약했다.

이에 따라 일부언론은 옐친이 과거 KGB 스타일의 권력유지 전술을 쓴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디가드 출신들이 「인의 장벽」을 치고 권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옐친의 이같은 인사는 그가 충성심이 검증된 그라초프 국방장관과 이들 「보디가드」들의 육탄돌격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있음을 입증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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