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조총련 뛰어넘어 민족단합 구현”/남북 국적 불문 각계 인사들 속속 참여해방 50주년을 맞아 재일동포들이 최초로 일본전국에 걸친 「하나되기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새로운 동포공동체」18인 추진위원회는 4일 도쿄(동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운동의 배경과 추진경과및 계획등을 밝히고 동포들의 참여와 지원을 호소했다. 추진위원회는 또 오는 11월 도쿄와 오사카(대판)에서 각각 이틀간 일정으로 남북한 국적을 불문한 동포사회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방 50주년기념 재일동포 심포지엄」을 열어 재일동포사회의 「철조망 없는 분단」을 해소할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이같은 취지에 동의, 발기인으로 참가한 문화계 경제계 대표가 1백27명에 달하고 있고 이들 발기인들의 면면은 민단과 조총련등의 조직활동에 적극적인 인사가 아니면서도 각 분야에서 동포사회를 대표한다고 할 만하다. 학계에서 강재언(근대사) 이진희(고대사)교수등 19명이 참가했고 김달수 김석범 고사명 양석일씨등 작가와 시인 김시종씨, 극작가 유미리 배우 김구미자씨등 문화계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또 동포인권단체와 기업체 대표들도 참가했다.
지방단위에서 문화 예술행사나 경로잔치 성인식 및 각종 경축일 행사등에 재일동포들이 남북한 국적에 관계없이 함께 참석해 동포애를 다지는 일은 최근들어 빈번해졌으나 일본전국의 동포들을 하나로 묶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 운동은 민단과 조총련등 기존의 조직과는 성격이 다른 동포사회의 경제문화공동체를 표방하고 있어 주목된다.
추진위원회는 이날 『민단과 조총련등 양민족단체는 본국 정치상황의 영향을 받아 상호협력에 실패하고 재일동포사회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이것이 결과적으로 재일동포사회의 역할을 저하시켰다』고 강조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사실상 정치조직인 민단과 조총련을 통한 민족단합운동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위원회는 또 『지금 요청되고 있는 것은 일본사회에서 자립한 모든 동포들의 새로운 연대와 협력이며 보이지 않는 분계선을 넘는 것』이라며 ▲민족교육의 개선과 활성화 ▲동포사회의 재정과 인재육성을 위한 재단과 전문기관및 미디어 설립등을 구체적인 실현목표로 한 「전혀 새로운 동포공동체」의 모색을 주장했다. 또 이같은 움직임에 남북한 국적의 동포는 물론 귀화한 일본국적의 동포도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운동은 18인 추진위원회에 속해 있는 김경득 변호사, 「재일동포의 생활을 생각하는 모임」의 김규일 대표, 이길신「인터내셔날 교역」사장, 김총령 통일일보편집장, 박철민 계간「새누리」발행인 등이 지난해 가을부터 모여 최근 2∼3년간 지방단위에서 일고 있는 민족통합 움직임을 하나로 묶자는 논의를 거듭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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