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부실의 원인·현주소 진단/미래 10년간 도전해야 할 과제 제시마침내 대학도 경쟁논리와 경영논리의 대상이 되었다. 이것이 좋은 일이냐 나쁜 일이냐를 따지기보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국에 산재하는 1백60개 4년제 대학(여기에는 교육대학은 물론 개방대학이나 산업대학도 포함)과 1백40여 전문대학은 「생존과 발전」이라는 절대적 과제를 안고 마치 입시수험생들의 경쟁을 방불케 하는 경쟁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일부 신문은 대학의 교수확보율을 순위에 따라 발표하였는가 하면, 교육부에서는 곧 여러 지표에 따른 평가결과를 가지고 전국의 대학을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대학도 이제는 경영해야 산다」는 책제목에서부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저자는 대학 「경영」의 전문가답게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문제제기와 해결책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에 걸쳐 저자가 밝혀내고 고민하고 노력한 과정은 그야말로 10년간에 우리의 대학이 무엇을 해 왔으며, 정부는 과연 대학발전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해왔고, 국민들은 어디에 서 있었는가를 예리하게 묻고 있다.
우리는 대학교육을 말하면서 훔볼트대학이 전승해 준 교수―학생의 도제교육과 같은 교육의 순수성을 어떻게 계승할 수 있는가를 논의해 왔다. 우리는 오늘의 학생문제를 말하면서 유교전통의 효의 도덕성이나 사회적 윤리를 거론해 왔다. 그러나 대학과 대학교육의 문제는 대학 자체가 마치 삼풍백화점처럼 부실공사에 의한 허약한 골격에 있다는 사실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외면해 온 데 있다. 대학경영이란 바로 그 부실의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처방하고 또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라는 종합적 대안의 제시이기 때문에 우리는 진작에 대학문제를 경영의 측면에서 구명했어야 옳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대학의 현주소를 밝히면서 해결되지 못한 지난 10년간의 과제와 아울러 앞으로의 10년을 위하여 논의하고 도전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21세기를 위해서는 실로 대학을 제 위치에 올려놓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도 경영해야 산다」는 대학을 살리는 길의 제시일 뿐 아니라 우리의 지혜와 희망을 살려내기 위한 논리적 대안인 것이다.<이재정 성공회대 총장>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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