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논의에 새 전환점 마련”/서로의 변화 가늠할수있어 좋아/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개인적으로 북한학자를 만난다는 기대감이 컸고 이번 회의를 통해 어느정도 충족됐다고 본다.
북한학자들의 선전선동성 발언은 이미 예상된 바이고 발표에서 새로운 내용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그쪽 상황도 예상했다. 총체적으로 큰 변화를 실감했다. 특히 박동근 조국통일연구원실장의 사회진행 매너는 여느 국제학술회의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끄럽고 신사적이었다.
국제사회에 북한이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런모임이 거듭되면 될수록 서로의 변화모습을 가늠하기가 더욱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이 불신해소에 앞장서야/송두율 독 훔볼트대 교수
기대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북측도 회의의 내용과 형식문제에 대해 만족을 한 것으로 본다. 한국일보의 보도내용에 대해서도 북측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공정성이 유지됐다는 말을 전해왔다. 다음 회담의 개최에 문제에 대해 북측은 상당히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회담이 정례화할 수 있는지 여부는 남북관계 전반이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가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 같다. 이같은 점에서 학자들이 각각의 정부가 상호불신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류를 확대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번 회의는 양측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민족 등 기본개념 정의 부족느껴/신욱희 서울대 교수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기대반 우려반이었으나 와서보니 생각보다 유연한 태도로 나와 기대가 많았다. 회의에 임하는 북측의 태도가 열심히 듣고 필기하고 녹음하는등 성실했다. 첫날의 「한반도통일 원칙과 화해 협력」의 토론에서는 3대원칙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 둘째날의 통일방식에 관한 토론은 평행선을 갔다. 이번 회의를 통해 통일, 민족등에 대한 기본적 개념정의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 같다. 향후 상호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화와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를 적극 개선할 수 있는 용기와 무엇이 바꿀 수 있고 없는지를 분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
◎냉전논리 벗어나는 기회됐으면/손영규 북 사회정치학회 연구사
합하자고 만난 자리니 잘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냉전논리의 포로가 돼있다.남측 국민들이 마르크스주의와 주체사상과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마르크스주의는 계급간의 갈등을 토대로 발전한다는 주장이나 주체사상은 모든 생명세력을 합해서 힘을 모아 발전하자는 논리다. 현재 우리민족문제는 조국통일문제로 귀착된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는 한반도 통일논의의 전환적 계기가 될 것이다. 나는 이번 토론회가 우리나라 연방제통일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만나보니 듣던 것과 문서에서 본 남측주장의 차이점이 많은 것을 알았다.
◎국가위한 열띤 토론 가장 인상적/윤건차 일 가나가와대 교수
남북학자들이 만나는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만남의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싶다. 가장 인상이 남았던 것은 국가의 존재다. 양측학자들 모두 국가의 울타리속에서 국가를 위한 토론을 벌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에 사는 교포2세로서 남북학자들의 이같은 자세에 부러움을 느낀다. 학자들의 교류가 양쪽 국가차원의 교류로, 더 나아가서 통일을 위한 불신해소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젊은 학자들은 물론 연로한 선배학자들까지 통일을 향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었다. 이같은 힘으로 고국의 통일이 멀지않아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북측 연방제 주장 온건해져 변화/이홍영 미 버클리대 교수
큰 기대를 갖고 이 학술회의에 왔고 대체로 이같은 기대가 충족됐다고 본다. 그동안 수차례 회의에서 북한학자들을 만난적이 있지만 이번 회의는 우선 규모와 의미가 비교가 되지 않았다. 북한학자들이 많은 말을 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국가생존적 보장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북측이 주장하려했던 통일은 생존권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고려연방제란 현재는 2개의 한국을 최종적 상태로 유지하자는 것으로 남측의 국가연합과는 큰 차이가 있다. 북한은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전례없이 온건하게 전개했고 이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예민한 주제 할 이야기 다한 회의/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분단이후 남북학자들이 제3국의 중계없이 최초로 만난 회의에 참석하게 된것이 통일문제 연구자로서는 영광이고 감격스럽다.
직접 만나보니 서로 많은 견해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차이가 내용보다 서로 다른 용어때문인 것임을 확인했다. 자주 만나서 다른점은 좁히고 일치하는 부분은 부각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할 얘기를 다 한 회의였고 예민한 주제에 대해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할일을 다한 것이 이번 회의의 전망을 밝게 한다.
◎심금울리는 양측 개회사에 감명/이정식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해외에서 많은 남북학자들의 모임에 참석해 보았지만 이번처럼 강한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다. 특히 남북 양측의 개회사는 한마디로 심금을 울렸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북쪽 학자들의 입장을 더 많이 알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남쪽으로부터 온 젊은 학자들로부터 나는 많이 배웠다. 이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나는 고국을 떠나 산지가 40년이 됐다. 해외학자들의 입장은 남북관계를 볼 때 복잡할 때도 있다. 어떻든 이같은 학회에 초청해준 것에 감사한다. 이번 학술회의는 역사적 모임이다. 그러나 이같은 모임이 지속적인것이 돼야지만 진정한 역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순수전문가 참여 북이해 큰 도움/이정복 서울대 교수
베이징(북경)에 올 때까지만 해도 양국학자간의 만남에 의의를 두었을 뿐 어떤 토론이 이뤄지리라는 기대는 작았다.
그러나 양측의 견해차가 심한 둘째날 「통일방식」의 토론에서도 양측이 할 얘기는 다하며 진지한 토론이 이뤄진 것 같다.
특히 종래의 북한측 대표들과는 다르게 순수전문가들로 구성된 강팀이 참가해 북한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주체사상을 북한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가를 가늠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남북방안 충분히 수렴가능 생각/임혁백 이화여대 교수
이번 학술회의는 남북통일을 진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 방안보다 통일원칙과 모델을 둘러싼 원론적인 문제에 관한 토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북한학자들은 생각보다 훨씬 유연하고 적극적 자세로 회의에 임했다. 북한학자들은 남한이 흡수통일을 시도치 않을까하는 우려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남북한간의 통일방안이 충분히 수렴가능하다는 낙관적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특히 남북 양측에 요구되는 것은 통일방안에 관한 거대한 합의보다 남북간의 인적·물적·문화적 교류를 확대키위한 남북교류의 탈 정치화가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남쪽의 북측오해 해소되길 기대/최성익 북한 김일성 종합대교수
남쪽에는 조선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김일성주석이 서거하셨을 때 우리 처지에 대한 오해가 너무나 많았다. 이런 생각들을 부수기 위해 이번 회의에 왔다. 이번 회의에서 학자간 자유로운 토의를 통해 무지가 해소될 수 있기를 바라고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했다. 첫회의가 2차, 3차회의로 이어지고 조선이 하나되는 발걸음을 빨리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잘해서 다음에 평양, 또 다음엔 서울에서 만나자. 이번 회의는 민족문제를 첫자리에 놓고 민족의 기본이익과 요구에 맞는 통일방안을 설정, 조국해방 50돌 통일조국의 새로운 전기로 삼아야 한다.
◎양측의 진지한 태도에 격세지감/최장집 고려대 교수
이번 회의에 참여한 북한학자수가 남측과 해외학자들에 비해 3분의1밖에 되지않은 상태에서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로 토론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큰 변화라고 생각이 든다. 북한 학자들의 논의 내용은 상당히 양극적인 것으로 느껴졌다. 이들은 한편으로 통일을 당대에 성취해야할 절대명제로 상정하고 있지만 다른편으로 자체의 체제안정 문제가 매우 절박한 요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양자의 문제가 향후 대화를 열어가야할 영역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 반세기 동안 단절된 학술적 성격의 교류가 한번의 만남을 통해 획기적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속적인 교류·대화 필요성 절감/한배호 세종연구소 소장
남북간의 통일작업은 거대한 실험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모임의 의의는 중요했고 앞으로도 남북 양측학자들간의 지속적인 교류와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북측 학자들은 북한정부의 공식적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양측이 모두 통일이라는 주제에 맞게 이번 회의를 학술적 차원의 모임으로 성사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을 보여 퍽 인상적이었다. 남북학자들은 통일이라는 거대한 실험이 성공할 수 있도록 양측 정부와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통일의 올바른 방향제시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별취재반
박정수 편집국국 차장(단장), 이병규 정치2부차장, 송대수 베이징 특파원, 김건수(사진부) 유승우 (정치2부) 이평수(주간한국부) 장학만(사회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