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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진정세 자리잡아/달러당 91엔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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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진정세 자리잡아/달러당 91엔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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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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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해외투자 적극확대­미 시장개입 영향/일 엄청난 흑자에 재연소지도한동안 달러당 80엔대 후반을 맴돌았던 엔화가 슬그머니 90엔대에 진입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달러당 91.20엔까지 떨어졌으며 3일 도쿄시장에서도 90.80엔 내외의 안정된 시세를 보였다.

연초에 대개 달러당 1백엔대의 시세를 기준으로 각종 목표를 수립했던 일본의 수출기업들은 이같은 시세가 아직 미흡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긴 하지만 지난 4월19일 달러당 79.75엔까지 치솟았던 그동안의 급격한 엔고를 감안하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하다.

엔고 하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일본 대장성이 2일 상오 발표한 엔고 긴급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장성은 장기적인 달러수요를 부추기기 위한 조치로서 은행과 보험회사의 대외 투융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 보험회사의 해외융자가 허용됐고 은행의 해외투자도 촉진됐다.

그동안 계속돼 온 규제완화 조치와 지난 4월 사상 최저수준인 연1%로의 재할인율 인하, 일은의 지속적인 시장금리 인하유도등 중장기 대책과 직접적인 외환시장개입을 통한 단기대책에 이어 이번 금융규제완화 조치를 통해 일본정부는 엔가치 떨어뜨리기의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정부의 자세는 외환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발표 직후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90.80엔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또한 미국이 일본의 규제완화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 2일 뉴욕시장에서 1개월여만에 미·일 양국에 의한 시장개입이 이뤄진 것도 엔약세의 계기가 됐다. 특히 미국이 달러가치 방어라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엔 시세를 눌러야 한다」는 적극적인 개입의지를 보인 것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이같은 태도는 엔고에 의한 일본의 불황조짐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코스모신용조합의 영업정지등 일본 금융체제의 불안이 미국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엔고의 주요 원인인 「미= 적자, 일= 흑자」무역구조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직도 요원하기만 해 언제고 불길만 댕겨지면 엔화수요가 폭등, 엔고를 재연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어쨌든 현재의 엔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의 불투명한 경기전망을 한결 밝게 할 것임은 분명하다. 노무라(야촌)연구소는 달러당 90엔대가 정착되면 연 2%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특정 수출품을 대상으로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한국과 타이완(대만)입장에서는 엔고의 「조기매듭」 기미가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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