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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아들의 조국(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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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양아들의 조국(장명수 칼럼)

입력
1995.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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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우리가 저지른 가장 가슴 아픈 잘못중의 하나는 우리 어린이들의 해외입양이다. 전쟁고아로 시작된 해외입양은 눈부신 경제발전속에서도 계속되었다. 전통적으로 혈육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강한 우리 민족이 가난과 파경등을 이유로 자기 아이를 버리고, 국가도 사회도 그들을 외면하여 결국 외국의 양부모를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부끄럽고 슬픈 일이다.해외로 간 입양아들 중에는 사랑이 깊은 양부모를 만나 훌륭하게 성장한 사람들이 많다. 고국의 보육시설에서 자랐다면 불가능했을 눈부신 성공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부모와 고국이 자기를 버렸다는 상처가 있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속에 외톨이로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의 친부모는 어떤 사람들인가 라는 방황은 그들의 생에서 극복하기 힘든 위기가 되기도 한다.

경실련 초청으로 내한한 유럽·한국 입양아 네트워크의 대표들은 『입양아들중 현지에 잘 적응한 경우는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한국인도 현지인도 아닌 상태에서 살고 있다. 한국정부와 국민은 그들의 고통을 방관하지 말고 관심과 지원을 보내 달라. 무엇보다 친부모를 찾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가난때문에 나를 버린 부모를 이해한다. 단 5분이라도 부모를 만나 내가 이처럼 건강하게 자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고 한 청년은 말했다.

1958년이후 유럽으로 간 입양아는 5만명에 이르는데, 지난 7월 발족한 이 네트워크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스위스등 7개국에 입양된 1천여명의 젊은이들이 가입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고국의 문화와 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한국인의 얼을 되살려 준다면 한국기업의 해외진출과 국익신장에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젖먹이로 또는 어린 나이로 만리타국에 보내져서 그 낯선 사람들속에 홀로 적응해야 했던 가엾은 아이들, 그들은 부모를 원망하는 대신 『가난을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또 친부모가 가난이외의 사정으로 자기를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단 5분만, 내가 이렇게 잘 자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들은 친부모를 못 만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는 그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는 한 한국은 그들의 나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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