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수도로서 명목상 정치 행정 경제 교육 문화등의 중심이지만 교통 환경 개발등 여러 면에서 많은 문제점으로 중병을 앓고 있는 거대한 공룡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병든 시정의 개선·수술과 관련, 시민들이 스스로 뽑은 조순 시장에 대해 막중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시민들은 조시장이 취임 한달을 맞아 밝힌 시정에 대한 진단과 개선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서울시를 「비가 새고 벽이 무너지는 거대한 부실건축물」이라고 규정한뒤 일을 벌이고 개발하는 것보다 보수·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며 무리한 공사추진은 부실을 낳고 결국은 공기단축으로 삼풍사건을 자초하게 된다는 시각은 타당하다. 이러한 조시장의 방침은 변화(개발)는 시도하되 어디까지나 안정속에 추진하며 나아가 전시행정, 성과주의행정은 철저히 배제, 지양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다음 주목되는 것은 전임시장때 설정한 지하철3기공사, 서울시 새청사신축, 국가상징거리, 5대거점개발등을 재검토하겠다는 대목이다. 새 민선시장이라고 무조건 백지화하는 것은 아니어서 일단 안심이 된다. 새로운 여건에 따라 재정형편과 사업의 중요성 및 필요의 완급에 따라 재검토는 바람직하다.
우리는 또한 조시장이 시정운영에 대해 누구의 간섭도 배제하고 독자적 행정을 펴겠다는 자세에 동의한다. 아울러 김대중씨가 추진하는 신당에의 참여를 유보하겠다고 한 발언을 중시하고자 한다. 그렇지않아도 신당은 책임있는 지방자치를 내세워 장차 지방단체장과의 각급 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겠다고 하여 시민들은 신당이 서울시정에 적극개입, 간여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져왔던 것이다.
되풀이 강조하거니와 구미 선진민주국의 정당들은 지방단체장을 공천, 선거때 적극 지원하지만 당선후엔 자치단체운영에는 일절 간섭 않고 오직 공약실천만을 예산투쟁 등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조시장의 신당참여 유보는 너무도 당연하다. 해결해야 할 시의 숙제들이 산적한데 정당활동까지 겸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하기야 신당측은 조시장의 불참이 단체장 관리를 바탕으로 한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전략에 차질을 빚고 당장 수도권 등의 각급 단체장들에게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모양이나 책임있는 대공당이라면 불간섭 무간여방침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취임 한달만에 조시장이 중환의 시정에 대해 진단과 처방의 대강을 밝힌만큼 시민들은 그가 펼칠 실천행정, 어디에도 한눈팔지 않는, 깨끗하고 투명하고 정확한 시정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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