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경관 재수사 불가피할듯부산만덕국교 강주영양 유괴살해사건 피고인 4명중 3명에게 1심에 이어 2일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것은 과학적 증거가 없는 무리한 검·경의 수사에 경종을 울린 판결로, 「증거없이는 범죄없다」는 법언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 판결은 또 고문시비를 불러일으킨 「강압수사」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도 있다.
이번 판결로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가 대검에 고발한 부산북부경찰서 경찰관들에 대한 독직폭행 및 가혹행위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2월24일 부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박태범 부장판사)의 1심선고에 검찰이 불복, 항소해 4월26일부터 7차례 심리가 계속됐지만 검찰은 결국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입증할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이 범행에 사용된 프라이드 승용차에서 수거한 머리카락을 감정한 결과 숨진 강양의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원종성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의 통화내역도 발견되지 않은 점, 그리고 피고인 3명의 시간대별 알리바이가 조작됐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이 주장하는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은 강양의 사촌언니인 이모피고인의 자백에만 의존해 구성된 것으로 이들이 만난 장소와 차량 주차장소 사체처리방법등에서 모순점을 보이고 있다』며 보강증거가 없을 경우 공범의 자백만으로 다른 공범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의 일관된 사건자체에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있는 만큼 검찰이 이피고인의 진술을 통한 유죄입증에만 집착하기보다 제3의 범인여부, 또는 이피고인의 단독범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보강수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항소심 결과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한다는 입장이나 특별한 사정변화가 없는한 법률심인 상고심에서 사실관계가 뒤집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부산=김창배 기자>부산=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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