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사장 선점 총력/CNN터너,NBC인수협상 성공땐 업계재편월트 디즈니사와 미 ABC 방송의 인수 합병 발표가 난 지 하룻만에 종합가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가 CBS인수를 선언함으로써 미국의 3대 공중파 TV는 이제 모두 독립적 지위를 잃게 됐다. 이번 인수 합병여파를 모면한 NBC 역시 앞서 제네럴 일렉트릭에 인수 합병된 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단 이틀 만에 최대 방송 2군데가 다른 거대자본에 흡수되는 이 유례없는 대사건은 월스트리트를 흥분 속으로 몰아넣고 있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영화 통신 컴퓨터 방송 등 인간이 발명한 모든 매체들을 하나로 묶는 멀티미디어 혁명의 시대를 맞아 매체 간의 제휴가 갈수록 활발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웨스팅하우스가 CBS 인수를 발표하자마자 1일 월스트리트에서 웨스팅하우스의 주식 가격은 1.25달러에서 14.875달러로 10배이상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덕분에 로켓을 타고 날아가는 기분을 즐기고 있지만 21세기 황금시장이 분명한 멀티미디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불꽃튀는 경주를 펼쳐온 미디어 기업들은 더욱 초조해질 뿐이다.
CBS의 인수합병절차는 내년 초가 돼야 완결될 예정이다. 때문에 그때까지 웨스팅하우스는 안심할 수 없다. 더 나은 조건을 내걸어 CBS 인수에 나설 경쟁자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음악전문 채널 MTV를 거느린 쇼 프로 공급자 바이어컴이 현재 가장 유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
CNN의 소유주 테드 터너, 언론 황제 루퍼트 머독, 이탈리아 전총리이자 미디어 재벌 회장인 베를루스코니등 미디어 업계의 거인들도 공중파 TV에 군침을 삼키고 있어 CBS매수대열에 참여할 수도 있다. 지난 6월 할리우드의 MCA 영화사를 사들인 캐나다의 음료업체 시그램, 제조업에서 보험업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는 다국적기업 ITT, 홈쇼핑 전문 케이블인 QVC, 흥행의 귀재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하여 최근 만든 영상물 제작업체 드림워크스도 CBS를 유혹할 가능성이 있다.
NBC가 어디로 넘어갈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테드 터너는 NBC의 모기업인 제네럴 일렉트릭과 NBC 인수 협상을 벌여온 지 이미 오래다. 터너는 올들어 케이블 TV를 맹렬하게 사들이고 있는데 CBS든 NBC든 공중파 방송까지 차지한다면 그의 전파 왕국은 네트워크 면에서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최강이 될 것이다.
미디어 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93년 10월 미국 제 3의 전화회사 벨 애틀랜틱이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인 TCI의 자회사 리버티 미디어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부터다. 6개월간 계속된 양사의 협상은 끝내 무위로 끝났지만 성사됐더라면 미국 기업 사상 최대인 3백30억 달러의 거래가 이뤄질 뻔했다.
그 뒤 전화회사와 케이블 TV, 영화사와 케이블 TV,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와 공중파 방송, 케이블 TV간의 제휴와 합병 등 미디어 유관 업체간에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합종연횡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바이어컴이 파라마운트를 인수하기 위해 QVC와 벌인 경쟁은 전무후무한 대격전이었다. QVC의 배리 딜러 회장은 5개월간의 이 전쟁에서 지자 분루를 흘리며 회사 이름까지 바꿔버렸다. 멀티미디어 시장에 대한 미디어 업계의 기대와 집착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를 보여준 사례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미기업 “방송사냥”/언론독립성 위태/신문·TV 동시소유 규제철폐땐 정보독점 폐해도
미기업들의 언론매체 합병이 가속화하면서 언론기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3대 방송망인 ABC와 CBS가 각각 월트 디즈니와 웨스팅하우스에 잇달아 흡수되면서 과연 이들 매체가 모기업들의 간섭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NBC TV의 심야 토크쇼 진행자인 제이 리노는 디즈니의 ABC인수 소식이 전해진 1일 저녁 코미디 프로를 통해 『피터 제닝스가 진행하는 「ABC 월드 뉴스 투나잇」이 「잇스어 스몰월드 투나잇」으로 개명해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농담으로 이같은 우려감을 표명했다. 「잇스어 스몰월드」란 디즈니사가 운영하는 디즈니월드 테마파크의 주제음악이다.
이보다 앞서 이날 상오 두 회사의 합병발표 직후 ABC TV의 아침 뉴스쇼 시간에 있었던 한가지 일화는 거대기업에 흡수된 언론매체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해 준다.
「굿모닝 아메리카」의 앵커인 찰스 깁슨은 이날 자신의 프로에서 ABC와 디즈니의 합병뉴스를 전한뒤 그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미키(마우스)라는 친구를 위해 일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농담조의 코멘트를 내보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사실은 깁슨과 함께 방송에 출연했던 마이클 아이스너 디즈니회장이 깁슨의 농담에 「건방지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언론 보도에 따르면 ABC방송 간부들은 테드 코펠, 피터 제닝스, 다이앤 소이어, 샘 도널드슨등 기라성같은 언론계 거물들이 도널드 덕이나 백설공주, 라이언 킹등 인기 디즈니영화 주인공들 그늘에 가려 퇴색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의회는 조만간 TV및 케이블방송과 신문의 동시소유 규제조항을 철폐하는 내용의 통신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어서 언론의 소유집중에 대한 우려는 한층 깊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31일자 사설을 통해 공화당의 규제완화안은 한 지역에서 특정기업에 의한 신문 TV 케이블방송의 독점을 심화시켜 정보와 뉴스의 자유로운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또 『규제완화가 좋기는 하지만 「규제 제로」는 반경쟁적이자 반민주적』이라며 『정보독점을 막기위한 일부 규제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워싱턴UPIAFP=연합】 미국의 이민 입국자수는 지난 2년동안 연간 1백20만명선으로 안정돼 91년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미행정부는 다음 회계연도의 난민 상한선을 현재의 11만명에서 9만명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피터 타노프 국무차관은 이날 상원 사법위원회에서 난민자격이 있는 베트남인들의 정착이 거의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행정부는 96 회계연도의 난민상한선을 9만명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회계연도의 난민상한 9만명중 4만5천명은 구소련 및 동유럽 난민에 배정되고 동아시아가 2만5천명, 아프리카가 7천명, 중동및 남아시아가 4천명이며 중남미의 6천명은 모두 쿠바에 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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