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남경)성은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성중 세계 최대규모로 14세기 명나라때 축조됐다. 높이 10여에 길이가 원래 30를 넘었으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21정도다. 3분의 1에 해당하는 10가 중일전쟁때 일본군의 포격등으로 파괴됐다. ◆난징시는 2000년까지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다는 목표로 지난해부터 복구공사를 하고 있다. 성은 무게 20㎏정도의 벽돌을 빈틈없이 쌓아 올렸는데 놀라운 것은 벽돌마다 만든 사람이나 담당 공무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점이다. 명나라판 「건설실명제」라고 할 것이다. ◆이 때문이었는지 벽돌은 6백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두드려보면 쇳소리가 날만큼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한다. 난징성에 관한 한 명의 건설실명제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금융과 부동산실명제를 실시하고 있고 성수대교붕괴후부터는 건설실명제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각분야에 실명제가 도입되거나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각종 비리나 부실이 판을 치고 책임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죽했으면 서울 송파구청이 지난달 28일 지방세고지서에도 담당관리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겠는가. ◆각분야의 실명제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차명등으로 숨겨진 은닉재산이 아직도 많은 금융실명제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큰 사고나 사건이 발생해도 도의적 책임조차 지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 우리 사회다. 실명제를 도입하려면 책임지는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에서라도 완벽하게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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