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이 성공 비결이죠”/무상수리·무상교육·가격해방으로 5년만에 최정상/광원·세일즈맨 경험… 부산역 분수대를 사무실삼아 사업시작/올 직영점 22개 운영… 내년 건설·무역업 진출야망컴퓨터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진 컴퓨터랜드의 한상수(37)사장. 고교중퇴후 탄광광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사장은 지금 「컴퓨터재벌」의 꿈에 부풀어 있다. 한사장 경영전략의 키포인트는 철저한 애프터서비스(A/S)와 박리다매에 의한 가격인하다. 이 전략은 무섭게 적중해가고 있다. 그는 부산시장을 석권한후 서울입성에 성공했다. 『대기업과의 싸움도 이미 끝났다』고 장담하는 그는 그 이유를 컴퓨터판매전의 승부처인 A/S에서 대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사장을 만나 세진의 성장배경과 앞으로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편집자 주>편집자>
―컴퓨터 유통업계에 세진돌풍이 거셉니다. 5년전 구멍가게였던 세진이 컴퓨터 유통업계를 제패하게 된 비결은 무엇입니까.
『대부분의 컴퓨터판매상들은 사람을 보고 물건을 팝니다. 어리숙한 사람에게는 비싸게 팔고, 깐깐한 사람에게는 싸게 부르지요. 세진은 최소한의 마진만 붙여 정직하게 판매합니다. 이곳에 오면 컴퓨터 관련제품이 모두 구비돼 있어 원스톱쇼핑이 가능하고 평생동안 무상으로 A/S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곳에서 산 컴퓨터도 무료로 고쳐주고 컴퓨터교육도 공짜로 해 줍니다. 목표를 「고객감동」에 두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삼성 LG등 대기업의 컴퓨터판매망과 서비스망은 거대합니다. 이들 대기업과 정면 승부할 수 있는 무기는 무엇입니까.
『유통의 관건은 A/S입니다. TV 냉장고등 일반 가전제품의 A/S는 부속품 몇개만 교체하면 해결되는 하드웨어수리가 90%이상입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달라요. A/S대상의 95%이상이 사용상 부주의로 인한 소프트웨어 에러입니다.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소요되는 소프트웨어A/S는 그동안 하드웨어A/S에만 치중해온 대기업의 직영망체제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컴퓨터를 일반 대리점보다 싸게 팔면서 대형 컴퓨터메이커와 마찰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요.
『국내 제조업체들은 대리점의 판매가격을 통제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습니다. 부산에 처음 점포를 내고 당시(90년) 50만∼60만원 하던 유통마진을 10만원대로 낮췄더니 일부 메이커가 물건공급을 중단하는등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부산고객의 80%가 메이커보다는 세진을 선택해주었습니다. 값도 싸고 A/S도 철저하니 굳이 메이커를 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이게 바로 「유통의 힘」입니다』
―세진의 자금력이 궁금합니다. 대우그룹지원설도 있는데.
『세진의 자금력은 바로 「현금장사」에서 나옵니다. 메이커로부터 3개월짜리 어음을 주고 물건을 구입하여 전부 현찰 또는 신용카드를 받고 판매하고 있지요. 외상으로 사와 현금으로 파니 자금은 저절로 생기게 마련입니다. 부산 영세상시절에 대우통신은 다른 메이커와 달리 유일하게 신용으로 물건을 공급해준 회사입니다. 그 이후 신용이 쌓이면서 거래단위가 월 40억원정도로 늘어났을 뿐입니다』
―세진은 한달에 무려 50억원의 광고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부에선 우려의 시각도 있습니다만.
『지난 6월 한달간 매출이 1백50억원이었습니다만 연말까진 적어도 월 8백억∼9백억원이, 내년 3월엔 월 1천5백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이 정도 비전을 갖고 있다면 월50억원 광고가 뭐가 무섭겠습니까. 광고도 투자입니다』
―컴퓨터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90년 5월 부산의 한 컴퓨터대리점에 월급 25만원짜리 세일즈맨으로 취직했지요. 생활이 무척 어려워 돈벌이가 가장 낫다는 컴퓨터세일즈를 한 것입니다.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첫날 1대를 팔고 그후 20일동안 1대도 못팔았는데 그다음 한달동안엔 무려 8천9백만원어치를 팔았습니다. 당시 54만원대의 XT기종이 주종이었으니 2백대 가까이 판 셈이지요. 거리마다 전단을 뿌리고 제이름을 인쇄한 스티커를 학교마다, 집집마다 붙이면서 열심히 뛰었더니 어느 순간 고객들로부터 주문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세진의 성장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90년10월 부산의 지하철역 분수대를 사무실삼아 직원 3명과 함께 거리판촉을 시작했고 그해 12월 부산 범일동에 5평짜리 점포를 냈습니다. 7개월만에 30평짜리로 이사를 갔고 3년만에 부산 컴퓨터 시장을 평정했지요. 94년10월 대구점을 연 후에야 자금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전 3년반은 외줄타기 경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어려웠지요』
―향후 사업계획은.
『이달에 인천점(5일)과 서울2호점인 영등포점(26일)을 오픈할 것입니다. 직영점을 연내에 모두 22개로 늘리고 내년 3월까지 전국의 중소도시에 3백개의 대리점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올매출목표액 3천3백억원달성은 무난하리라 봅니다. 내년 매출액은 아마 2조원대에 이를 것입니다. 내년에는 ▲세진소프트뱅크(소프트웨어 종합유통업) ▲세진신용판매(통신판매업) ▲세진무역(중국및 동남아진출) ▲세진종합건설 ▲세진기획(광고대행업)등을 설립,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컴퓨터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무궁무진합니다. 미국은 현재 1백명당 PC보유자가 19명, 일본은 13명, 대만은 10명이지만 한국은 9명에 불과합니다. 국내시장은 올해 2백만대, 내년은 3백만대규모로 성장할 것입니다. 문제는 시장개방인데 시장이 본격 개방되면 국내업체는 한방에 날아갈 것입니다. 원천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어요. 세진도 이제 시작에 불과한 셈이지요』
□약력□
▲58년 경북 상주에서 출생 ▲대구 오성중졸, 고졸 검정고시 합격(경북 점촌 문창고 중퇴) ▲75년 탄광 광원으로 사회생활 시작(11개월) ▲서울과 부산에서 택시기사(2년) ▲사법시험 준비(7년) ▲군생활(80년 10월∼82년 12월) ▲90년 5월 컴퓨터세일즈맨 시작 ▲90년 12월 부산에 컴퓨터 판매점 설립 ▲91년 2월 세진컴퓨터랜드 사업자등록, 93년 현 부산본점 개점 ▲대구점(94년 10월) 대전점(95년 1월) 서울잠실점(95년 5월)울산점(95년 7월)개점 성남공장 설립(95년 5월)<대담:이백만 경제1부차장> <정리=남대희 기자>정리=남대희> 대담: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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