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사,발사대 고정 비상근무/“15일까지 대 비어 곧 재시도” 낙관우리나라 최초의 방송통신위성 무궁화호의 발사연기는 기상악화 때문이다. 발사장소인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가 소재한 미 플로리다주는 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부터 폭풍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에린」이 급습, 주정부는 피해예상지역에 거주하는 60만명의 주민들에게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이 때문에 발사기지 주변의 코코아 비치에선 주민과 관광객들이 긴급대피하고 일체의 출입이 통제됐으며 에린의 진로와 피해상황에 대해 CNN등 주요방송사나 AP등 주요통신들은 이를 집중보도하고 있다. 무궁화위성 발사기지에 인접한 코코아비치에 숙소를 정한 무궁화위성의 발사팀 참관단 취재기자 등 관계자 2백여명도 1일하오 해변에서 1백㎞ 떨어진 올랜도시로 긴급대피했다. 대피령이 내려지기 직전인 31일 기지주변의 일부주민들은 음료수와 통조림 건전지 손전등을 사들이기도 했으며 마이애미를 빠져나가는 간선도로들은 대피행렬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허리케인 에린호의 핵은 2일 하오 2시11분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의 남쪽에 있는 베로비치에 시속 1백60㎞로 상륙한 뒤 열대성 폭풍우로 세력이 누그러졌다. 에린은 그러나 여전히 중심속도 최고시속 1백15에 매시 27㎞라는 맹렬한 기세로 플로리다주의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이애미 동남쪽에서 발생한 에린은 플로리다 상륙전까지 B급 허리케인(시속 1백19이상)으로 분류돼 위성발사 관계자들을 크게 우려시켰다. 무궁화위성의 발사용역업체인 맥도널 더글러스사측은 이날 새벽 『에린이 플로리다주 크기의 허리케인으로 발전해 있으며 허리케인 좌측 3분의1 정도가 올랜도시 케이프 커내버럴등을 뒤덮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일 「위성체 발사준비작업을 일단 중지하고 위성체가 발사대에 부딪치지 않도록 발사대 하단을 볼트로 고정하는 등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앤 툴루즈대변인은 『무궁화위성 발사대는 허리케인이 지나가는 동안 9명의 요원이 매시간 원격점검하므로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허리케인이 통과한 후 즉시 발사준비작업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한 한국통신 위성사업 본부장은 2일 『허리케인이 지나가더라도 구름두께가 발사에 적합하도록 복귀되고 위성의 이상유무를 재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시기는 예정보다 48시간 늦어져 빨라야 5일 저녁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당일 예정비행경로 18㎞이내에 낙뢰가 없어야 하며 9㎞이내엔 뇌우가 발생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공중에 떠 있는 로켓표면에 번개가 떨어질 경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위성의 비행경로상에는 온도가 섭씨 0도에서 영하 20도까지인 구름의 두께가 약 1.37㎞ 이상이어서는 안되고 발사대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풍속도 24노트(초속 12.35m)를 넘어서는 안된다.
김봉전 한국통신 위성사업단 상황실장은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는 평균 1주일 간격으로 인공위성과 우주왕복선이 발사되고 있어 예정됐던 인공위성의 발사가 48시간 이상 연기되면 발사일정을 새로 잡아야 하지만 8월5∼15일엔 발사계획이 비어 15일까지 매일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궁화호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2억6백52만9천달러(약1천6백50억원)의 보험료를 지불했으나 기상이변에 따른 발사일정 연기에 대한 보상은 없다.<케이프 커내버럴(미플로리다주)="김광일" 기자>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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