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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우리정서 깊은곳 울림 찾는 노래꾼(가요 30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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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우리정서 깊은곳 울림 찾는 노래꾼(가요 30년:5)

입력
199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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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폴리오」 이후 「외국 것」 탈피 노력/「고래사냥」 70년대 상처받은 젊음 달래<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영화 「바보들의 행진」에 삽입된 송창식의 노래 「고래사냥」(송창식 작곡, 최인호 작사)은 탈출구를 찾지 못한 젊은이의 현재와 미래를 암울하게 은유하고 있다.

작은 북으로 연주하는 행진곡풍의 전주에 이어 공명이 큰 송창식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이 노래는 흥겹고 힘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노래는 겉은 멀쩡한 채 유신체제에 갇혀 속으로 병을 앓고 있는 74년 당시 젊은이의 모습을 담은 청춘의 비가이다. 이 노래는 75년 12월 방송 금지곡이 됐다.

『금지곡으로 규정한 사람들은 이유를 알겠죠. 하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금지당한 것도 아니고 또 계속 새노래를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69년 윤형주가 「트윈 폴리오」를 탈퇴해 혼자가 된 송창식은 듀엣 시절의 외국 것 위주에서 벗어나 우리 노래 찾는 작업을 했다. 우선 자기 주변을 둘러보니 상처받고 고뇌하는 젊은 군상이 먼저 눈에 띄었던 것 같다.

그러나 송창식은 『나는 노래하는 사람일 뿐이어서 그리 깊은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긴 그는 기쁘나 슬프나 한결같이 노래하는 장인의 길을 걸어 왔다.

그가 지금까지 만들고 불러온 노래들은 우리 정서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울림과 감동을 담고 있다. 「새는」 「토함산」 「사랑이야」 「참새의 하루」등에서는 오래되고 소박하며 이끼가 낀 듯한 역사의 향기를 혹은 우리 것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송창식의 탁 트인 음색과 끝간데 없이 퍼지는 성량에 실린 이 노래들은 『얼쑤』하고 어깨춤을 불러오는 흥겨움과 은근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한국적 해학으로 충만해 있다.

『「버릇없다」는 소릴 들을까 봐 말을 삼가는 것뿐이지 내 노래는 모두 완전한 한국노래죠』

송창식이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은 크다. 외국형 음악이 판을 칠 때 주위를 환기시키고 「외국음악보다 우리의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어릴 때부터 해 온 영과 기의 수련으로 「도인 가수」로 불리기도 하는 송창식은 경기 광주군 퇴촌면에 살면서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86년 「참새의 하루」 이후 10년만에 새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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