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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복원과 새박물관 신축”/김도현 문체부차관(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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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복원과 새박물관 신축”/김도현 문체부차관(발언대)

입력
1995.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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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정기 바로잡는 큰 계기다”정부는 통일과 문화의 시대를 맞을 두가지 큰 역사, 국립중앙박물관 신축과 경복궁 복원을 진행중이다. 전란과 침략으로 민멸되고 왜곡된 우리 문화가 그 역사성 독자성 우수성을 증언할 수 있도록 제모습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새 박물관은 남산을 바라보며 한강을 껴안은 용산에 지금 박물관의 3배인 3만여평규모로 3천3백여억원을 들여 2000년대초에 완공할 예정으로, 지금 국제설계경기 2단계 모집중에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 실시된 국제건축가협회 1단계 공모경기를 위해 전세계의 유수한 건축가와 건축회사들이 한국을 방문, 한국문화를 깊이 관찰 연구하여 46개국 3백41점(국내 78·국외 2백63)이 응모했으며 그중 5점이 뽑혔다.

새 박물관은 지금 박물관을 단순히 자리만 옮긴다는 개념이 아니고 우리 문화유산을 전시 보존 연구 교육하는데 맞도록 짓는 최초의 중앙박물관이다. 우리는 구석에 놓인 치미가 아니라 2백25척(약 68) 높이의 장중한 신라 건축물의 용마루에 얹힌 모습을 볼 것이다. 유물의 이동과 용산 저습지를 걱정하기도 하나 평시에도 교체전시 순회전시를 위해 유물을 수시로 옮기고, 박물관의 항온항습은 상식이다.

지금 또 하나의 박물관 「조선왕조역사박물관」을 경복궁과 조화를 이루며―가건물이 아니다― 그 안에 건축중인데, 이곳에 새 박물관 완공까지 지금 박물관 유물을 전시하여 박물관기능의 중단을 최소화할 것이며, 새 박물관 준공뒤에는 3만6천점이 넘는 조선왕조문화유산이 전시되어 경복궁의 내용을 갖추게 된다. 지금의 지하 수장고도 그대로 쓰인다.

경복궁은 서울의 자연에 도시계획과 건축을 어우른, 우리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일제는 이 한국적 아름다움과 민족정기를 파괴하기위해 진작부터 7천간이 넘는 궁궐을 뜯어 불하하기도 하고 「물산공진회」라는 일종의 대형난장을 벌여 대궐에 수모를 강요한 끝에 총독부라는 흉대한 건축물로 경복궁을 압살하려 했다.

일본에 머물던 독일인 건축가가 설계에 착수했다가 급사한뒤 대만총독부 일인기사가 완성한 이 건물은 당시에도 일인 미학자 유종열이 『무모한 소행』이라고 격분했고, 대표적 건축미학자 금화차랑은 『피정복자를 유린하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침략의 증거물로 남기자」 「돈이 많이 든다」(2조원이 든다는 악성유언비어도 있다) 「돈이 아깝다」 「이승만박사가 정부를 수립한 곳이다」 등등의 총독부 건물 보존주장이 있음을 알고 있다.

침략의 증거물은 틀림없지만 새로운 침략의 충동을 일으키고 일제침략을 합리화하는 증거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이런 보존주장이 요즘은 조직적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이 건물은 콘크리트에 돌을 표면에 붙인 것이며, 건축사적 의미라는 것도 당시로는 흉물스럽게 컸다는 외에는 그들이 주장하듯 엄청난 건축미술사적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낡아 수리비도 많이 들어간다. 꼭 남겨야 할 것은 실물 보존하고 정밀한 실측작업과 함께 영상물을 만들어 보존하면서 이 건물을 없애는데 드는 돈은 모두 1백여억원이다. 이대통령때도 경제적 형편때문에 못없앴지만 몇번이고 철거를 다짐했던 일이다.

경복궁이 제모습을 찾는 것은 한국의 중심인 서울,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이 제 얼굴을 찾는 것이며, 새 박물관과 함께 우리 문화의 원점이 복원되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문화의 시대가 도래했고 문화이미지의 개선없이는 경제발전도 어떤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과 정치민주화의 뒤에 당연히 펼쳐질 문화중시의 시대에 대비하고, 무엇보다도 민족정기를 바로잡는 하나의 큰 계기를 삼기 위해서도 새 박물관의 건립과 경복궁 복원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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