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문제·무역분쟁 등 현안 계속협의”/중,해리우 석방 일축불구 유연자세 보여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과 첸지천(전기침)중국 외교부장이 1일 브루나이에서 2시간에 가까운 장시간의 회담을 가졌다. 오랜 갈등끝에 대좌한 양국외무장관은 앞으로 양국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대화의 통로를 열어두기로 일단 합의했다.
회담이 끝난후 크리스토퍼 장관은 『회담이 건설적이고 긍정적이었다』고 일성을 터뜨렸으며 이에 전외교부장도 『양측은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화답했다.
또한 이들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 양국 외무차관 회담을 속개, 무역분쟁등양국의 현안을 협의키로 했다.
최근 양국관계를 악화일로로 몰고갔던 불화의 뇌관인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의견교환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하나의 중국」원칙을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재확인했고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자세를 일단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측은「말」이상의 구체적 「행동」을 요구했으며 중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해리 우(오홍달)의 석방에 대해서도 국내문제임을 들어 이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강경자세에도 불구하고 해리 우 문제에 관해서는 『국내 사법절차가 끝나야 한다』는 여운을 남겨 중국이 전보다는 훨씬 유연해졌음을 내비쳤다.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미국측이 제의한 양국 정상회담문제도 이번 외무장관회담에서 논의됐으며 이 문제는 올 가을 유엔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또 다시 만나 계속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외무장관회담의 의미는 팽팽한 대립자세를 보였던 양국이 대화의 창구를 복원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회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무대를 빌리긴 했지만 지난 6월 리덩후이(이등휘) 타이완(대만)총통의 방미 이후 급격히 악화된 양국관계 재정립의 기회로 인식돼 왔다.
미중관계가 최근 악화된 것은 구소련 붕괴후 변화된 전략적 환경 뿐 아니라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대타이완 문제에 있어 미국이 중국의 신경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이 여러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지만 미중관계를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추측은 아직은 성급한 판단이다. 타이완 문제는 미행정부의 전략적 고려 뿐 아니라 의회의 반발 및 내년 대선까지 걸려있기 때문이다.
타이완 문제가 중국의 요구대로 풀리기 힘든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회동은 관계 정상화를 위한 하나의 계기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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