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국대우 어떻게 될까” 촉각/미지“일은 보장·한국은 거절” 보도/정부“개방의지 천명… 제외 안될것”/배제땐 OECD 가입 타격세계무역기구(WTO) 금융서비스협정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과연 미국으로부터 최혜국(MFN)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WTO금융협정에 불참한 미국이 국가별 개방정도에 따른 「MFN 선별적용」방침을 밝힘에 따라 미국이 우리나라를 MFN으로 인정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MFN여부는 단지 국내 금융기관들의 미국내 영업이 불편해지는 것 이상의 문제다. 우리나라가 WTO금융협정엔 가입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대주주」인 미국이 만약 우리를 「개방미흡국」으로 규정, MFN대상에서 배제한다면 향후 OECD가입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 에스 트레이드」지는 최근호에서 『WTO참여국중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MFN대우 비밀보장을 받은 반면 한국은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미행정부는 지난주 WTO금융협상타결 직전 『일본이 올초 체결된 미일 금융포괄 협정을 준수한다면 일본의 MFN지위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비밀서한을 일정부앞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미국정부에 대해 『WTO에서 최대한 양보할테니 OECD가입과 관련, 추가개방 압력을 넣지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미국없는 WTO금융협정가입의 득실을 놓고 막판까지 함께 저울질했던 한국과 일본이지만 결국 일본은 구속력있는 서한으로 MFN대우를 약속받았고 우리나라는 아무 보장없이 WTO에 들어갔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금융부문 우리측 협상대표인 신명호 재정경제원 제2차관보는 31일 『우리나라는 이번 WTO 금융협정 가입으로 개방의지를 대내외에 천명, 오히려 MFN대우를 받는데 유리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인사이드 유 에스 트레이드」지의 보도에 대해서도 『올초 일본은 미국과 금융포괄협상을 타결, 금융시장빗장을 사실상 완전히 풀었고 따라서 WTO 금융협정과는 관계없이 미국으로부터 MFN대우를 받게 돼있었다』며 『시장개방정도가 다른 일본과 우리나라를 MFN문제에서 평면비교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미국의 MFN지위방침은 확실치 않다. 그러나 『우리가 설마 MFN대상에서 제외되는 사태야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는 곧 향후 한미금융쌍무협상에서 우리가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을 상당폭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재경원 고위당국자도 『사실 미국의 WTO금융협상 불참결정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동안 WTO 다자간 협상과정에서 미국과 쌍무금융협상을 병행, 문안조정까지 거의 끝냈었다』고 밝혀 미국에 대한 금융시장 추가개방논의가 깊숙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은 WTO금융협정에 불참했고 양국간 쌍무금융협정도 무산됐다. 우리나라로선 금융시장개방의 한 고비(WTO금융협정)는 넘겼지만 미국의 쌍무적 개방압력과 OECD가입이라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고 험한 고비들이 남아있다. 이 점에서 이번 WTO 금융협정 타결은 국내금융시장개방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더욱 절묘한 협상력을 발휘해야할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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