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 단4편에 처리 적극성 아쉬움다큐멘터리가 전성기를 맞은 느낌이다. 광복50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의 역할이 극대화한 점도 있지만 이제 우리방송이 다소 까다로운 다큐물 제작에 있어 자신감과 함께 많은 기량을 축적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SBS가 지난달 18일부터 매주 화요일 방영하고 있는 4부작 탈냉전 현장 르포 「철도 대기행」은 기행다큐의 낭만과 르포의 현장성을 잘 조화시킨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꼽을만 하다.
베트남의 호치민시에서 독일 베를린에 이르는 1만5천의 철도를 따라 탈냉전에 따른 변화를 담은 「철도 대기행」은 이미 베트남, 중국등지의 모습을 보여줬고 동유럽에 대한 방송분을 남겨 놓았다.
베트남의 개방을 다룬 1부에서는 세명의 인물을 통해 베트남의 현재 모습을 시청자들로 하여금 유추해 보도록 하는 색다른 접근 방식이 돋보였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을 다룸으로써 본질을 간과하기 쉬운 기행다큐의 허점을 그곳 사람들의 표정과 웃음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극복해냈다.
중국과 몽골의 개방정책을 다룬 2부에서도 산만한 전개보다는 빈부격차와 도농격차에 초점을 맞춰 그곳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설득력있게 전달했다. 몇푼을 벌기 위해 하루종일 차밭에서 일하는 농민과 몇십배의 돈을 미용을 위해 한꺼번에 소비하는 도시 여인의 대비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올해초 방영돼 다소 피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시안 하이웨이」(NHK등 공동제작)에 비하면 구성과 밀도에 있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만5천의 긴 노정을 단 4편(편당 55분)에 담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탈냉전의 단편적인 정보는 많았지만 이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국내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 아시아에서 동유럽까지라는 거대한 취재 범위와 3개월이라는 기간이 기왕에 주어졌다면 보다 많은 방송시간을 할애해 더 많은 볼거리와 정보를 주는 적극적인 편성도 필요할 것이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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