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7살난 아들이 갑자기 눈이 붓고 아프다고 해 근처의 안과의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원장은 『며칠만 치료하면 괜찮을 것』이라며 주사와 함께 먹을 약을 조제해줬다. 그러나 1주일정도 통원치료를 받았는데도 아들이 계속 통증을 호소, 종합병원에 데리고 가 진찰을 받았다. 지금까지의 치료가 잘못됐으며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김씨는 안과원장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의사가 치료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환자에게 치료를 잘못해 손해를 입힌 경우 의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의사의 고의·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피해자에게 있다. 교통및 산재사고등 다른 사건과는 달리 의료과정은 전문성·복잡성등으로 입증이 어려워 피해자가 승소하는 비율은 극히 적은 게 사실이다.
이 사건에서는 종합병원의 진찰결과에 비춰볼 때 먼저 치료한 안과의원의 과실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김씨는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안과의원의 과실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아볼 수 있다. 법원에서는 치료받은 내용이 기재된 진료카드등을 근거로 의학적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해 과실여부를 판단하는데, 의사의 과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재판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현재의 판례는 의사가 오진했다고 해서 곧바로 불법행위에서 말하는 과실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진이 불법행위가 되려면, 그래서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려면 오진했다는 사정외에 이 오진이 의사로서 평균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지못한 과실때문이라는 점이 규명될 수 있어야한다.<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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