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대표“비상·정쟁 중단 공리도모를/해외 대표“현실적 통일 과도기 바람직”【베이징=특별취재반】 분단후 처음으로 남북학자들이 공동주최하는 통일심포지엄 「남북·해외학자 통일학술회의」가 31일 상오 중국 베이징(북경)의 장성반점(쉐라톤호텔)에서 개막돼 이틀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한국일보사가 주관하고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와 북한의 사회정치학회가 공동주최하는 학술회의는 첫날 「통일의 원칙과 화해협력」을 주제로 남북학자 4명이 주제발표를 한뒤 토론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방안을 적극 모색했다.
회의에 참석한 북한측 대표단은 상호비방과 중상의 중단을 제의한 뒤 남한측과 해외학자들을 만찬에 초청하는등 대남관계 개선에 적극성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첫 주제발표자인 북한의 김구식박사(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는 『북과 남의 정치싸움은 민족내부의 불신과 오해, 적대의식을 고취해 분열의 골을 깊게 한다』면서 『북과 남은 모든형태의 정쟁을 중지하고 비방중상을 그만두자』고 주장했다.
김부소장은 『북과 남이 공존 공영 공리를 도모하고 통일위업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남한의 이정복(서울대)교수는 『남북한 화해협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상호관계를 힘의 관계로 보는 인식구조』라면서 『국가간에 있어 힘의 대결보다는 화해협력을 강조하는 신사고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한의 이종석(세종연구소 연구위원)박사는 『남북간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협의가 아니라 기존의 협의를 준수하겠다는 의지』라며 『92년에 이루어진 남북기본합의서를 성실히 이행하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아이오와대 길영환 교수는 『남북한의 실질적 경험에 입각해 통일을 지향하는 과도기를 설정하는게 합리적일 수 있다』면서『정권위임자인 남북지도층이 과감한 용기와 비전을 갖고 남북관계정상화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는 상오의 주제발표에 이어 하오에 남북학자 9명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갖고 통일문제에 대한 남북의 인식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회의는 1일에는 「통일의 방식」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뒤 참석자 전원이 참가해 회의성과를 총괄하는 종합토론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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