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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밀수/국내최대 금도매상 주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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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밀수/국내최대 금도매상 주도 “충격”

입력
199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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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에 넣은후 은괴속에 위장 수법/“국내유입 80∼90% 밀수추정”검찰이 31일 밝힌 대규모 금괴밀수사건은 국내최대의 금은도매업체(94년 외형 2백64억원)로 유명한(주)동양금은등의 합법업체들이 사실상 금괴밀수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명동에 사무실을 둔 이 회사는 검찰의 수사를 받고있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당장 금도매가격(돈당 3만8천1백원)이 1천원이상 뛰어오를 정도로 국내 금시장을 지배해 왔다.

이번 수사로 그동안 관련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돌던 「금도매상은 사실상 밀수조직」이라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국내의 연간 금유입량은 2백톤가량(도매가격 기준 2조2천억원)이나 이중 80∼90%가량이 밀수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는 일부 대기업이 정식통관철차를 거쳐 수입하는 공업용 금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밀수품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들의 밀수수법은 검찰조차도 「밀수교과서」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담하고 치밀했다. 우선 호주와 캐나다의 금화를 수입, 이를 녹여 금괴로 만드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순도 99.99%인 호주금화의 경우 액면가 1만달러짜리 금화(1㎏)의 수입가격은 1만2천7백달러로 돈(3.75g)당 3만8천5백원 정도. 이들은 금을 수입할 경우 3%의 관세가 부과되나 금화는 「화폐」수입으로 간주돼 무관세로 통관시키는 법의 허점을 이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금화에도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제도가 바뀌자 이들은 아예 홍콩밀수조직과 연계, 본격적인 금괴밀수사업에 나섰다. 이들은 가로10㎝·세로15㎝·높이10㎝ 가량의 은괴 속을 파내고 그안에 엑스레이 투시기에 잡히지 않고 고열에도 견디는 도자기를 넣은뒤 이 속에 1㎏짜리 금괴 5∼6개를 넣어 통관하는 수법을 썼다. 나중에 공장에서 은을 녹여내면 원형 그대로의 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들은 또 밀수금괴의 표면에 새겨져 있는 생산지와 생산년월일을 지우는 「세수」수법을 썼다. 「밀수품을 취득한 경우 밀수자의 신원, 밀수시기와 경로가 밝혀지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례를 악용한 것이다.

검찰관계자는 『현재 금괴밀수로 매년 1천6백73억의 국세가 포탈되고 1조8천억원가량의 외화가 밀반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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