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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컴퓨터」사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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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컴퓨터」사가 흔들린다

입력
199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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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즈용 「아래아한글 3.0」 판매부진에 경영난/한국 IBM과 제휴 16억원 지원받기로한컴은 최근 한국IBM과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했다. 한컴은 MS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IBM의 운영체제 OS/2용 아래아한글과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해주기로 했다. 한국IBM은 한컴주식 5%를 인수하는 대가로 약 16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토불이」의 기업정신을 강조해온 한컴이 이미지손상을 각오하면서까지 한국IBM과 손을 잡은 것은 작금의 어려운 상황을 입증하고 있다.

한컴의 급성장에 제동을 건 것은 윈도즈용 아래아한글3.0. 도스용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혀왔던 한컴은 3월 이를 발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뚜렷하게 뛰어난 기능도 없는 데다 발표초기에는 프로그램의 안정성문제까지 제기돼 사용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한컴은 아래아한글3.0의 판매량을 6만개라고 발표했지만 소프트웨어유통업체들의 집계는 이에 훨씬 못미친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훈민정음4.0은 독특한 마케팅전략으로 꾸준히 사용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한컴의 공백을 뚫고 윈도즈용 워드프로세서시장에서 기반다지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컴이 워드프로세서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풀어야할 난제다. 한컴은 주력상품인 아래아한글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보통신, 사무용 소프트웨어, 가정용 소프트웨어부문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외형상 진용은 갖췄지만 제품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로터스사의 통합소프트웨어에 아래아한글을 결합시킨 아래아한글 오피스3.0으로 MS사의 MS오피스와 경쟁하기에는 벅차다.

전문가들은 한컴이 외형성장에 비해 조직과 인원이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올해 매출액목표가 2백25억원인 한컴의 직원수는 2백60명. 매출목표를 달성했을 경우에도 1인당 생산성이 1억원에 못미친다. 경쟁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MS사의 95회계연도기준 1인당 생산성은 2억5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한컴은 한국IBM과의 제휴를 계기로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의 입지회복을 위해 MS사의 윈도즈95 발표직후 윈도즈용 아래아한글3.0b를 출시해 실추된 이미지를 복구한다는 전략이다. 또 사무용소프트웨어 시장을 타깃으로 한 그룹웨어의 개발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한컴은 이제 전열을 정비하고 제대로 된 제품개발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아래아한글의 신화를 다시 이뤄낼 때 한컴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한국소프트웨어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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