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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벗고 미소작전­사담 후세인(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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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벗고 미소작전­사담 후세인(뉴스 메이커)

입력
199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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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석방·화학무기 포기 이어 대사면령/금수조치 완화겨냥 서방결속 약화책 분석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30일 그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조치를 취했다. 국내외의 정치범에 대해 총사면령을 내린 것이다. 후세인의 이러한 「자비」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5주년인 2일을 바로 앞두고 취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걸프전의 도화선이 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상처이다. 무엇보다도 아랍국이 형제 아랍국을 무력 점령한 유례없는 전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중동권의 확고한 맹주지위를 노린 그는 그 한 순간의 판단착오로 중동의 「패륜아」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어 가해진 국제사회의 「목조르기」는 걸프전으로 초토화된 국가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는 힘겨운 부담이 됐다.

그럴수록 후세인의 철권 통치는 강화됐다. 후계자인 장남 우다이를 비롯한 철저한 족벌체제와 측근통치로 권력기반을 보강하며 대국민 통제 고삐를 죄어나갔다. 동시에 군대를 쿠웨이트 접경으로 이동시키는가 하면 이란과의 관계개선 등으로 내부의 불만요인을 외부로 교묘히 돌리는 노련한 정략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사담 후세인의 강경 일변도 자세는 최근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첫째 징후는 지난달 16일 국경침입으로 실형을 언도받은 두 미국인의 석방이다. 이전 같으면 대미협상카드로 이용했을 호재를 「통치권 차원」의 결단을 통해 군소리 없이 석방했다.

이어 4년여를 끌어오던 비밀 화학무기계획의 존재를 스스로 인정한 후 이를 자진해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주전에는 장거리 미사일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의심을 받아오던 첨단 기계류를 공개적으로 파기했다.

이런 가운데 취해진 정치범 총사면령은 일련의 대미, 대서방 화해 제스처의 피날레 격이다. 총사면령의 범위를 놓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것이 서방측과 위태로운 줄타기를 벌여온 후세인의 미소작전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이라크의 인권상황개선은 바로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대이라크 경제제재를 푸는 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5년동안 부인해 오던 화학무기계획을 자인하고 대량살상무기 제조능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은 유엔의 압력앞에 발가벗은 채 백기를 든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후세인의 버티기가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칫 정권붕괴로 이어질지 모를 양날의 칼과 같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5년을 성공적으로 버텼기때문에 시간은 오히려 후세인 편이 되고있다는 지적도 많다. 경제적 득실을 따지느라 대이라크 봉쇄에 금이 간 서방진영의 결속을 깨트리려는 후세인의 승부수라는 시각이다. 유엔 안보리는 오는 9월 석유를 중심으로 대이라크 금수조치완화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후세인의 미소에 대한 서방측의 화답여부가 주목된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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