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첫 소선거구 중의원 선거 참패” 판단/자민·신진 보수양당구도 저지 포석일본 사회당위원장인 무라야마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와 신당사키가케 대표 다케무라와사요시(무촌정의)대장성 장관간에 이뤄진 「온건 리버럴 신당」 결성 합의는 그동안 물밑에서 다양한 형태로 추진돼 온 일본의 정계개편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자민당과 사회당을 연결해온 중간고리인 사키가케의 원래 기능이 상실됨으로써 연립정권의 기반붕괴와 조기총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같은 움직임의 직접적인 계기가 지난달 23일 실시된 참의원선거의 결과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자민당과의 연정구성으로 기존의 야당프리미엄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사상 최저 의석인 16석을 획득하는데 그친 사회당의 참패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사키가케도 개선의석 1석을 3석으로 늘려 얼핏 성공한 것 같으나 비례선거 득표율이 3·6%에 그쳐 내용상은 패배였다.
양당의 위기의식은 그나마 중선거구제인 참의원선거와 달리 최초로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중의원선거 결과를 예측하면 분명해진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이 지난 참의원선거의 지지분포를 중의원선거에 대입해 모의추출한 선거결과는 사회당이 현재의 64석에서 52석으로 줄고 사키가케는 21석이 4석으로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3년 정치개혁 바람속에서 「선구」의 깃발을 당명으로 내걸고 자민당을 탈당한 사키가케는 그 직후의 총선에서 21석을 획득, 자립의 기반을 갖췄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군소정당의 독자행보가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를 실감했고 더욱이 소선거구제에서의 한계를 미리 확인한 셈이다.
사회당은 연정파트너인 자민당과의 차별성을 보다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다. 참의원 선거직후 전기통신노조가 떨어져 나간데 이어 지난 30일에는 체신노조도 지지를 철회하는 등 전통적인 표밭이 깨져 나가고 있다. 사회당은 우선 「사키가케」로 수혈을 하고 이를 통해 자민당과 신진당내에서도 꿈틀거리고 있는 개혁세력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시급한 형편이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의 걸림돌도 만만찮다. 사회당 좌파는 사키가케의 자민당뿌리에 의심의 눈길을 풀지 않고 있다. 사키가케도 어차피 사회당이 주도할 신당의 정책과 이념을 지레짐작,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사회당내부에서는 아직 신당의 이미지에 대해 결론이 내려져 있지 않다.
대체로 『사회민주주의자와 양심적 보수인사가 손잡고 광범위한 계층의 시민을 결집해 제3극을 만든다』는 커다란 테두리만 그어져 있을 뿐이다. 「헤쳐모여」인지, 사회당 주도의 흡수통합인지도 정리돼 있지 않다.
양당의 신당결성합의는 자민당과 신진당의 보수 양당제 구도고착을 막자는데서 출발한 면도 큰 만큼 신당의 구체적 모습이나 파장은 좀 더 지켜 보아야 할 것같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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