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스퍼」서 35년전 모습 생생히35년전 TV만화로 미국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꼬마유령 캐스퍼가 컴퓨터그래픽의 힘을 빌려 부활했다.
최근 국내에 개봉된 영화 「캐스퍼」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총지휘를 맡고 「쥬라기공원」으로 8번째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데니스 뮤렌이 특수효과를 담당해 화제를 모은 작품. 착하고 귀여운 꼬마유령을 만들기 위해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등 고난도의 컴퓨터그래픽기술이 총동원됐다.
모델링은 3차원의 형상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해서 전혀 새로운 물체를 만들어 내는 기법. 감독이 원하는 유령의 모습을 디자이너가 그리면 이 밑그림을 특수효과팀이 컴퓨터에서 3차원입체로 변형시킨다. 「터미네이터2」의 금속성 액체로 만들어진 사이보그 T―1000이나 「쥬라기공원」에 등장하는 공룡들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이 영화의 압권은 캐스퍼의 앙증맞은 표정연기와 색깔 입히기.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표정과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사촬영한 필름과 합성해 유령과 사람의 만남을 완성시켰다. 특히 투명한 흰색으로 색깔을 입혀 유령의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40여분의 유령장면을 만드는 데 쓴 데이터량은 총 28조바이트. 디스켓에 담으려면 무려 1천9백만장이 필요하며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4천6백여질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캐스퍼에 비하면 쥬라기공원의 공룡만들기는 아마추어수준의 작업이었다』고 뮤렌은 말했다. 그러나 「캐스퍼」는 「터미네이터」류의 현란한 컴퓨터 냄새가 나지 않는다. 허공을 보면서 진짜 유령이 있는듯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해낸 아역스타 크리스티나 리치와 유령이 들어갈 자리를 꼼꼼하게 계산해 촬영한 스탭들의 노고가 컴퓨터기술과 만나 만들어진 것이다.<김수연 기자>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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