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신… “경찰에 혼선” 수시지방행/휴대폰만 이용, PC통신으로 지휘 계속잠적중에도 국내최대단일노조조직을 지휘, 「얼굴없는 노조위원장」으로 불려온 유덕상 위원장의 도피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위원장은 지난 5월19일 전남대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를 주도한뒤 이튿날 검·경에 의해 공개수배되면서 70일에 걸친 긴 도피생활에 들어갔다.
이직 정확한 행적은 밝혀지지 않고있으나 도피직후 유위원장은 신의가 두터운 서울시내 한 노조간부의 집에 은신했으며 수사망이 좁혀지자 이달 5일께 이집을 나와 서대문구 신촌동의 가정집 방 한칸을 얻어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위원장은 이 기간중 가끔씩 지방의 여러곳에 내려가 일부러 행적을 노출시키는등 학생운동권의 고전적인 도피수법인 「수배중 행동규칙」을 실행, 경찰의 수사에 혼선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위원장이 직업상 통신수단의 활용에 능란했던 점도 조직을 유지하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유위원장은 도청을 피해 철저하게 유선전화를 피하고 통화자의 위치파악이 어려운 휴대폰을 이용했으며 평조합원등을 시켜 PC통신망으로 「위원장 긴급명령」등을 하달했다.
경찰은 그동안 1백만원의 포상금과 1계급 특진을 내걸고 전담반을 편성하는등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국 실패했다. 그동안 유위원장을 추적해온 경찰 관계자는 『지난 5·6공당시에도 운동권핵심간부들의 장기도피 사례들이 있었으나 유위원장은 잠적중에도 현직때와 다름없이 활동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경찰이 입은 자존심의 상처는 비교할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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