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석총·벽화·기와편등 고구려말양식 추정/확인땐 영토경계 확대 고대사수정 불가피몽골공화국의 동몽골지역에서 적석총(돌각담무덤)과 벽화조각등 고구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과 유물이 발굴됐다. 한국일보사와 대륙연구소(회장 장덕진)의 공동 주최로 지난 6월30일부터 울란바토르 동남쪽으로 7백여 떨어진 수흐바타르의 다리강가지역에서 발굴조사를 해온 한몽 공동학술조사단(단장 손보기)은 지난해에 이어 6∼7세기 고구려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적석총 2기와 벽화 및 기와조각이 출토된 돌무덤 1기등을 발굴했다.
벽화조각의 적외선촬영을 위해 일시 귀국한 손단장은 28일 『이번에 발굴된 고분 2기 모두 고구려의 전형적 무덤양식인 적석총이며 고분벽화는 고구려식 회칠벽화 기법을 사용하고 있고 기와편들도 고구려 특유의 양식인 귀면와』라고 주장했다. 특히 귀면와는 평양 근처에서 발굴된 고구려 귀면와와 거의 같은 형태라고 말했다.
이 유적·유물이 고구려시대의 것으로 확인될 경우 고구려의 영토가 만주벌판을 넘어 동몽골지역까지 이르렀음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한국고대사의 대폭수정이 불가피해서 학계의 정밀한 검증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몽공동학술조사단은 지난해에도 이 지역에서 역시 고구려 시대로 추정되는 성터 3곳과 계단식 적석총 1기등을 발굴했다.
이번에 발굴된 적석총중 1호무덤은 돌과 흙을 다져 쌓았으며 2호무덤은 편평한 돌로 축조됐는데 모두 가로, 세로 230 크기의 무덤방이 있다.
벽화와 기와조각은 가로, 세로 31㎝ 크기에 네모꼴 전돌로 천장을 덮고 바닥에는 6모꼴 전돌이 깔려 있는 돌무덤에서 출토됐다. 회벽과 돌 위에 그려진 벽화조각들은 붉은색 흙색 검은색 연두색등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불에 그을리는 바람에 정확한 형태는 알아볼 수 없는 상태다. 손단장은 벽화조각에 대한 적외선촬영결과 사람의 발가락과 손가락 형상의 그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손단장은 『고구려인들이 성을 쌓고 무덤을 만들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이 지역은 고구려인의 생활 터전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한 국내 학계의 반응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대 국사학과 노태돈 교수는 『동몽골지역이 고구려의 영토였다는 사실은 문헌상으로 확인이 안됐지만 당시 이 지역과 고구려가 문화교류를 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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