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문제는 공존·결별논 엇갈려진로문제를 놓고 좌고우면하던 민주당 구당파가 28일 당재건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팎의 개혁세력을 끌어안아 「김대중신당」에 맞서는 「지역통합의 국민정당」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당파는 이날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개최한 시국토론회에서 이 구상을 비교적 자세히 드러냈다.
구당파의 소집책인 김원기 부총재는 토론회에 참석, 『우리는 민자당 김대중신당 자민련등 지역할거에 기반한 구태의연한 정당을 반대한다』며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여론을 업고 민주당을 21세기형 개혁정당으로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신당의 도덕성에 대한 신랄한 공박과 당재건입장을 동시에 담은 그의 연설문은 앞서 김근태 부총재가 빠진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이다. 구당파는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역할거주의 타파 ▲1인의 전횡과 독주를 배제한 민주정당 ▲개혁을 지향하는 모든 세력의 결집 ▲새롭고 참신한 인물중심등을 당재건방향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구당파는 그동안 DJ정계복귀와 신당에 대한 개개인의 입장차이가 커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한채 「신당반대와 KT퇴진」이라는 공허한 외침만 되풀이하는 등 다소 답답한 행보를 보여왔던게 사실이다. 4명의 부총재와 15명의 의원이 참여한 만만찮은 세에도 불구하고 구당파가 결국은 신당합류 무소속 당잔류등으로 공중분해될 것이란 회의론까지 낳기도 했다. 구당파는 이에 대해 재야명망가인 김근태부총재를 설득하기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지난27일 김근태부총재가 신당합류로 심경을 정리함에 따라 내부적으로 준비해온 당재건방침을 홀가분하게 내놓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구당파가 뒤늦게나마 당재건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에도 앞날이 순탄하리란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도 DJ정계복귀에 대한 시각과 KT(이기택총재)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입장정리가 안돼있기 때문이다. 3김청산을 통한 세대교체주장과 DJ정계복귀를 전면 공격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있는가하면 문제제기차원에 그쳐야한다는 소극론도 있다. KT와의 관계도 당재건을 위해 공존이 불가피하다는 공존론과 KT와는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혼재하고 있다. 또한 KT와의 협상이 실패, 전당대회서 정면승부가 불가피할 경우 누구를 대표주자로 세우는가 하는 문제와 외부인사영입도 쉽지않다. 이런 난제를 풀고 당재건에 성공한다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는 「신3김시대」라는 골리앗과의 힘겨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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