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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념분단시대 마감/베트남 아세안가입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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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념분단시대 마감/베트남 아세안가입 의미

입력
199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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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국 「공동체」계획 박차 지렛대/중팽창주의 강력한 견제 효과도29일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에서 개막되는 동남아 국가연합(아세안)외무장관회의는 동남아공동체(SAC)의 출범을 본격 논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아세안은 기존의 6개회원국을 모태로 하여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등을 포괄하는 동남아공동체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며 28일 베트남이 아세안에 가입함에 따라 이 구상의 구체적인 이행방법이 본격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처럼 정치 경제 사회 각분야에서 단일 권역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추진중인 동남아공동체가 실현될 경우 인구 3억2천만의 아세안은 4억의 거대시장으로 탈바꿈한다. 현재 이들 동남아 10개국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은 5천5백억달러에 이르며 따라서 이들 10개국이 하나로 뭉칠경우 미국 일본 유럽경제권에 이어 4번째로 큰 경제블록이 되는 것이다. 아세안은 이미 93년부터 역내 관세장벽 철폐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그결과 지난해 역내 교역규모는 전해보다 43% 늘어난 9백15억달러를 기록했다. 동남아공동체 구상 실현의 중간단계로 삼고있는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가 오는 2003년에 완성될 경우 역내 교역은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은 동남아공동체 형성의 기폭제로 평가할 수 있다. 인구 7천4백만의 황금시장과 풍부한 자원을 지닌 베트남이 아세안에 가입함으로써 역내 무역의 확대및 산업부흥이 대폭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정치·안보적 측면에서 함축된 의미도 간과할 수 없다. 28년전 아세안이 출범하게된 1차적 목적은 베트남전에 따른 공산세력의 팽창저지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냉전종식이후 베트남이 경제부흥을 우선한 실용노선을 추구하게된 이상 동남아에 있어서 「이데올로기의 장벽」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된 셈이다. 오히려 아세안은 베트남이 가입함으로써 중국의 팽창주의적 동남아진출 야욕을 강력히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아세안은 이와 함께 인도차이나 반도의 맹주격인 베트남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동남아공동체에 동참시킬 수 있는 이점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외무장관 회담을 통해 동남아의 안정을 확실히 담보하기 위한 동남아 평화·자유·중립지대(ZOPFAN)및 동남아 비핵지대(SEANWFZ)의 조약화 문제를 집중 논의, 금년말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가세로 자신감을 얻은 아세안은 역내 문제뿐아니라 국제현안에도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있다. 특히 한반도문제와 관련, 김일성의 사망으로 성사되지 못한 남북정상회담의 조기개최를 지지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부흥과 역내 정치·안보의 안정을 위해 공동체를 지향해 뻗어 나가는 아세안의 향후 행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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