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어장·해수욕장 폐허로/뙤약볕 노인·아이도 “바다 걸레질”【남해=이동렬 기자】 28일 상오 5시부터 4시간동안 취재팀이 국립공원관리공단 한려해상관리사무소 소속 순찰선 등에 동승해 둘러본 경남 남해안 청정해역일대는 마치 하얀 도화지에 검은 물감을 쏟아부은 듯한 흉물스런 「기름띠 군락」으로 변해 있었다.
노도 부근 폭 12, 길이 2백의 멸치 정치망어장 그물은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있었고 흰색 부자에도 기름이 달라붙어 어장경계마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파괴됐다.
가두리 양식장 64개소 5백67㏊와 정치망어장 15개소 등 4백50여 가구가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미조면 일대 공동어장에서는 어민들이 3중 그물망으로 간이오일펜스를 쳤으나 가속도가 붙은 기름띠를 막지 못해 출하직전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미조면 팔랑리 이련식(39)씨등 주민 1백여명은 『이젠 당국을 탓할 힘조차 없다』며 30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20여척의 선박을 동원해 「어선띠」를 만들고 걸레와 마대 등으로 어장내 기름띠를 걷어내는 「바다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또한 마을 해변에서는 노인과 아이들이 자갈과 바위 등에 묻은 기름띠를 걸레로 일일이 닦아내고 떠밀려온 수초와 부이조각들을 모아 불태우는 방제작업을 하고 있었다.
남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상주해수욕장도 지난 27일부터 해수욕장번영회에서 백사장 1.5㎞이내 바다에 길이 5백50의 간이오일펜스를 설치해 다행히 해수욕장내 기름유입은 모면했다.
그러나 28일 상오 9시께부터 앵강만에서 흘러든 다량의 유징과 기름띠가 다시 오일펜스까지 흘러들어 해수욕장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남해 상주·송정해수욕장등 남해권 한려수도국립공원에는 기름오염이 알려지자 피서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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