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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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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놀라 게이」(ENOLA GAY)는 45년 8월6일 히로시마(광도)에 원자탄을 투하한 B 29기의 애칭이다. 원폭투하 50주년을 맞아 현재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전시 첫날인 지난 6월28일 몇몇 일본사람등이 원폭참상은 소개하지 않고 비행기만을 전시하는데 항의, 데모를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원래 스미소니언측은 일본의 요구로 원폭피해전을 곁들여 개최하려다가 원폭투하의 이유보다는 참상만이 부각된다는 퇴역군인등의 반대로 이를 취소했다. 이처럼 미국에선 거부당한 전시회가 어이없게도 「침략과 원폭전」이란 이름으로 25일부터 서울기독교연합회관 4층에서 열리고 있다.◆미국전시를 원폭투하의 부당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일본측이 한국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한국개최가 결정된후 히로시마시등은 한국전 성공을 위한 실행위원회까지 구성했고 일본신문등은 「스미소니언이 안된다면 서울에서」란 제목등으로 이를 다투어 보도했다.◆일본은 지난 반세기동안 원폭을 초래한 원인보다 참상만을 내세워 일본도 전쟁의 피해자고 원폭투하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려 몸부림쳐 왔다. 한국전시회의 저의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측 관계자가 한국전시는 원폭투하의 정당성여부를 문제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원폭투하에 대해서는 전쟁을 빨리 끝내고 희생을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종전과 함께 독립을 얻은 한국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아무리 5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지만 이 평가는 변하지 않았고 더욱이 우리는 이를 문제삼을 입장도 아니다. 이러한 전시회가 열리도록 방치한 우리들의 무감각함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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