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을 중심으로 7월17∼23일 펼쳐진 춤잔치는 공연한 단체수가 40여개에 달하는 대규모 행사였다.실기연수와 학술제가 병행되었던 만큼 매 공연마다 객석은 초청된 외국인과 한국관객들로 가득했다.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전통춤을, 한국인에게는 세계 무용의 다양한 형태를 알린 소개의 장이었다는 데서 이 행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나코왕립발레단이 한국초연한 「돌아온 탕아」나 「이고르왕자」를 감상하고 스위스 바젤발레단의 탁월한 기교를 확인했으며 프랑스 타파넬무용단의 유머를 알아차리게 되었다는 점은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또한 바젤발레단에서 활약하는 허용순, 러시아국립발레단의 문호, 타파넬무용단의 남영호처럼 외국 단체에서 전문적인 소양을 쌓고 있는 한국무용가들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보았다는 사실도 뿌듯한 느낌이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속한 단체의 공연이 좋은 평판을 받았는데 현대발레의 거장인 지리 킬리안 류의 작품에서 고난도의 기교를 보인 바젤발레단에 대한 각광은 우리 관객의 감상방향과 정확한 판단력을 입증했다.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 공연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젊은 무용가들의 작품도 다수 선보였는데 우리 창작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무대였다. 김선희의 「속세의 번뇌가」에서는 군더더기 없이 다듬어진 깔끔한 춤사위가, 홍승엽의 「13아해의 질주」에서는 복잡한 심리묘사가, 김재득의 「생각하는 사람」에서는 무대공간의 대담한 활용이 괄목할만했다.
LA댄스시어터에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고전 레퍼토리를 재현해 무용학도에게는 모나코왕립발레단에 상응하는 교육적 효과를 부여하는 등 행사의 성과는 컸지만 짧은 기간에 비해 엄청난 분량의 공연은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또한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의 민속춤과 고등학생들의 공연은 창작의 깊이를 따지는 공연물들과는 따로이 구별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가 또다른 국제무용축제를 위한 개선점으로 보였다.
우리 춤역사상 최대규모였던 한국국제댄스이벤트는 춤계의 세계화를 앞당긴 행사였던 만큼 보다 실속있고 견고한 국제교류가 지속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문애령 무용평론가>문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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