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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의 취업난(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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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의 취업난(메아리)

입력
199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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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딱한 일이다. 고학력 여성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서 올해도 절망적이라고 한다. 완전 고용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대졸 여성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우리사회는 지금 한여름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며 매일 새벽 도서관을 찾는 여대생들의 가슴앓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지난해 50대 기업의 대졸자 채용인원은 모두 3만 1천 8백 21명이었다. 그 중 여성은 2천 7백 41명으로 8·5%에 불과 했다. 내년 2월 전국의 4년제 대학에서 졸업할 여대생은 7만 3천명이다. 올해도 아무런 대책 없이 수많은 여대생들이 대학문을 나서야 한다.

이번주 초에 삼성그룹이 혁신조치라면서 새로운 신입 사원 채용방침을 밝혔다. 필기시험을 폐지한 대신 직무적성 검사제와 토플 또는 토익시험 점수를 인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여성들에 대한 성차별도 과감히 없애고 실력위주 사회를 열어가기 위한 조치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지만 성차별철폐 효과에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필기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여성은 극소수만 뽑거나 아예 안 뽑은 회사가 많았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무능력이 없다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나마 필기시험 조차 없애면 기회가 더 줄어들 우려도 있다.

낡은 말이지만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선 인재가 큰 자원이다. 능력있는 여성들은 갈수록 많아 진다. 고학력 여성들이 능력을 펴지 못하면 곧 사회와 국가에도 큰 손실이다. 대학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여성인력을 효율 높게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

올 하반기부터 채용할 때 여성을 차별하거나 신체제한을 두는 기업은 처벌을 받게 된다. 「남녀 고용평등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이에따라 여성들의 사회생활을 제한시켜온 요인들이 조금은 줄어 들 것 같다. 용모 키 몸무게 등의 신체조건과 혼인 임신 출산 등을 이유로 채용과 승진에서 손해를 덜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학력 여성들의 일터 마련과 성장에는 무엇보다 채용과 승진 기회가 있을 때 스스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인정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 해결에 긴요한 진취적인 의지를 기르는 일이 중요하다.

동시에 고용주들의 발상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고용주들은 자신의 딸들이 대학문을 나서는 모습을 상상하면 그 심각함을 알게 될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딸에게 희망을 줄 것인가, 절망을 줄 것인가? <최성자 생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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