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개석 미망인 송미령 미 의회초청 방문/힐러리 중 인권문제 관련 방중취소 계획가뜩이나 악화된 미·중관계를 두 여걸이 또 한번 휘저을 기세다. 장제스(장개석)총통의 미망인 쑹메이링(송미령)여사와 빌 클린턴미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가 격랑이 일고 있는 양국관계에 모진「치맛바람」을 더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96세의 송여사는 보브 돌 미상원원내총무등의 초청으로 26일 미의회를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당국을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고령때문에 타이완(대만)정부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한 송여사지만 미국 권부의 중심격인 의회가 그를 초청해 성대한 의식을 갖는다는 사실 자체가 중국을 불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66년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이후 29년만에 워싱턴 정가에 모습을 드러낼 송여사는 특히 현존인물중 중국 공산정권에 대한 타이완측의 사무친 증오감을 가장 절실하게 회상시켜줄 수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그가 미의회를 방문할 경우 현 중국정부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어떤 식으로든 피력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도 25일 이와 관련,『미국은 더이상 타이완의 존재를 인정치 말라』고 경고하는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40년대 미정계를 상대로 한 장정권의「차이나로비」의 주역으로서 「지축을 뒤흔드는 여걸」로 통했던 송여사는 지난 75년 장총통 사망이후 미국에 건너와 최근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거처해왔다.
송여사와 함께 다른 한쪽에서 중국의 신경줄을 맞잡아 당기는 게 바로 힐러리이다. 당초 힐러리는 오는 9월4일부터 14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여성 대회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국계 민권운동가 해리 우의 구금등 중국의 인권문제가 미·중관계에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르자 베이징 방문을 취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힐러리는 정치 9단이다. 중국의 인권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중국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게 백악관 측근의 전언이다. 결국 힐러리의 중국방문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아직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 않지만 힐러리의 불참이 중국 인권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지않을까 내심 우려하고 있다.
송여사의 미의회방문과 힐러리의 방중취소 여부문제가 맞물리면서 미·중관계는 더욱 불편해질 조짐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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