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대형-전문화 대응 채비외국의 대형 음반 소매상이 속속 서울에 점포를 개설하고 있어 국내 음반 유통구조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9일 미국의 타워레코드가 (주)일경물산과 로열티지급 방식으로 강남역 부근에 4백50평 규모의 매장을 연데 이어, 올가을에는 영국의 버진매거스토어도 새한미디어와 공동투자 형식으로 삼성역부근에 4백평 이상 규모의 서울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일본의 웨이브, 미국의 레인보, 영국의 HMV등도 한국에서의 시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레코드 서울점이 문을 연 이후 아직까지 이렇다할 시장 변화의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외국 소매상의 유입이 가속화하는 96년부터는 뚜렷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들 거대 외국 유통업체의 국내 진출을 바라보는 시각은 『비교가 안되는 자본과 노하우의 차이로 국내 영세한 유통업계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과 『이 기회에 우리 유통구조를 세계 수준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적극 대응론으로 요약되고 있다.
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제작사와의 직거래와 박리다매를 통한 가격파괴,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을 들고 나오고 있다. 도매상의 입김에 좌우되는 우리의 재래식 유통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고 특히 구멍가게 수준인 영세 소매상들의 고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응책으로 우선 꼽히는 것은 국내 매장의 대형화와 전문화이다. 이미 몇몇 도소매상과 대기업에 의해 매장의 대형화는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매장의 대형화가 결국 대자본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자본에 의한 독과점적 유통구조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 난제로 남는다.
매장의 전문화는 자본 규모와 관계없다는 점에서 영세업자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운영자가 전문성을 가지고 장르별 혹은 하드웨어별 전문화를 이루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검증이 된 판매 노하우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논의할만한 공식적인 채널이 없다는 것이다.
음반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거대 소매상의 국내 상륙은 우리가 미처 준비도 하기 전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 지금이라도 그들이 몰고 올 변화와 대책을 논의하는 공개적인 장을 마련해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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