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후도 잔여물 1백년 남아/휘발성 큰 원유보다 벙커C유 더 치명적시 프린스호에서 유출된 벙커C유가 해양오염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시 프린스호에서 원유(CRUDE OIL)의 대량유출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유출이 확인된 7백톤 가량의 벙커C유도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양이다.
기름에 의한 해양오염피해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진행돼 일단 오염된 바다와 해안은 회복불능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벙커C유나 원유등 기름은 종류에 관계없이 방제작업이 완료되더라도 잔여물이 최고 1백년까지 바닷물에 남아 해양생태계를 파괴한다.
일반적으로 해양 기름유출사고시 방제작업이 완료된다해도 기름 유출량의 50%정도는 바닷물속에 잔존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유출된 기름은 최소 3개월이 지나면 외형상 바다에서 사라진다. 그러나 이후 최소 2년동안은 어패류의 산란과 성장을 방해해 어종과 어량을 감소시킨다. 장기간 기름오염에 노출된 바다에서는 기름의 유독성 발암성물질로 인해 기형어가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 또 기름덩어리가 해변 개펄지역이나 모래사장으로 스며들어 해안생태계를 집중 파괴할 수 있다. 따라서 다행히 원유유출이 없었다해서 해양오염이 덜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산이다.
원유는 무려 3만종 이상의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산지와 유정에 따라 성분도 제각각이다. 정제과정을 거쳐 생산된 벙커C유는 원유보다 점도나 농도가 높고 휘발성이 거의 없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원유는 유출시 유출량의 20∼30% 가량이 대기중으로 날아가 유출후 자연감소되는 반면 벙커C유는 휘발성이 없어 자연감소는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벙커C유는 오일펜스를 친뒤 유처리제 유회수기등을 사용, 신속하고도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찌꺼기가 바닷물을 타고 떠돌아 다니며 해양생태계 질서를 훼손하게 된다.
시 프린스호의 좌초로 유출된 벙커C유는 남해안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흐르는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북북동진, 남해는 물론 동해안 지역에 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89년 3월 암초에 걸려 4만2천톤의 원유를 유출한 엑슨 발데스호 사건이후 알래스카 일부 지역 해안에서는 지금도 해안모래에서 분해되지 않은 기름찌꺼기가 발견되고 있는 사실은 해양 기름유출사고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사례이다.<황상진 기자>황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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