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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검경 삼풍붕괴원인 중간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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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검경 삼풍붕괴원인 중간발표

입력
199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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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구조계산 무시 무려 11곳/시공­슬래브등 규정보다 얇아/감리­무자격자 고용 눈가림식삼풍백화점붕괴참사 검경합동수사본부가 25일 발표한 붕괴원인 중간수사 결과는 설계에서부터 시공, 감리,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도사린 「원칙무시」와 「안전불감증」이 대형참사의 원인이었음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설계◁

삼풍백화점은 설계단계서부터 허가용 도면과 시공용 도면을 따로 작성, 공사를 끝낸 뒤 사후에 설계변경을 승인받는 편법을 썼다.

그나마 87년 8월25일 시공회사인 우성건설(주)이 착공을 한 이후에도 시공설계도가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선설계―후시공 원칙이 완전히 무시됐다.

건물의 안전을 위해 각조물의 역학관계를 따지는 구조계산을 무시하고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졌다.

무너진 A동 4·5층 에스컬레이터 주위의 기둥 8개가 구조계산서상에는 지름80㎝ 기둥에 지름 22㎜짜리 철근 16대를 배근토록 돼 있으나 기둥 지름 60㎝, 철근 지름 22㎜ 8대를 배근토록 설계돼 있는등 구조계산서와 다르게 설계된 항목이 11곳이나 발견됐다.

또 A동 각층 전후면 외곽기둥과 연결된 슬래브의 보강철근도 구조계산서상에는 슬래브 상·하부에 19㎜ 보강철근 28대를 배근토록 돼 있으나 설계도에는 슬래브 상·하부에 22㎜ 보강철근 12대밖에 배근돼 있지 않았다.

가동시 총하중이 86톤에 달하는 옥상의 냉각탑 4개는 아예 구조계산에 반영되지 않은 구조물이었다.

▷시공◁

▲슬래브 상부철근 배근불량▲슬래브 드롭패널(받침대)부실시공 ▲코어내력벽과 슬래브의 연결상태불량 등 시공상의 구조적 결함이 5층과 옥상의 과도한 하중을 지탱하는 내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철근이 상부근과 하부근의 두겹 구조로 들어있는 슬래브의 강도는 상부근중심에서 하부근까지의 유효두께에 의해 좌우되는데 상부근이 정상위치보다 5∼7㎝ 아래로 내려앉아 두께 30㎝짜리 슬래브의 유효두께가 시방서(22∼24㎝)에 훨씬 못미치는 10∼2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하중을 분산시켜주는 드롭패널도 설계 15㎝보다 5∼9㎝얇게 시공되거나 아예 설치가 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코어 내력벽과 슬래브의 연결상태를 견고하게하기 위해 슬래브의 상부근 철근을 길게 해 내력벽에 갈고리모양으로 박아 넣으면서(앵커) 끝부분을 낚싯바늘처럼 처리해야 하는데 이것도 무시됐다.

검찰은 옥상과 5층에서 하중의 과도한 초과 요인이 발생했던 것은 붕괴의 최초현상을 가져온 직접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옥상 바닥의 슬래브에 덧씌우는 누름콘크리트의 두께가 구조계산서상 6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도 1백50㎜로 설계돼 지붕에는 슬래브가 지탱할 수 있는 하중보다 2백10㎏/㎡이상의 초과하중이 발생했다.

또 5층 바닥에는 마감재 하중과 벽돌벽, 냉장고, 돌정원 설치등으로 인해 3백60㎏/㎡이상의 초과하중이 부과됐다.

특히 89년 7월 옥상바닥에 구조계산없이 설치됐던 냉각탑으로 4백㎏/㎡ 초과하중이 발생한데다 같은해 10월 A동 뒤편에 설치됐던 냉각탑을 건물 앞쪽으로 옮기면서 완전분해하지 않고 개당 8톤의 부분별로 분리, 끌어 이동함으로써 슬래브를 손상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감리◁

A동 5층 골조공사를 끝낼 때까지 상주감리를 실시하지 않았다.

골조공사후에도 무자격자를 상주감리원으로 지정, 형식적인 감리만 진행했으며 상주감리를 하지 않고서도 중간검사, 준공검사때 성실감리를 했다는 내용의 허위현장조사서를 작성, 구청에 제출했다.<김승일 기자>

◎삼풍백화점 붕괴상황일지 (6월29일)

▲상오8시=5층옥상 슬래브바닥이 물고기비늘처럼 일어남. 일부는 처져 물이 고임.

▲상오10시30분=4층에서 『뚝』소리. 4층 기둥주위 천장 1㎡가량이 5㎝정도 내려앉고 먼지가 떨어짐.

▲상오11시30분=『쿵』소리와 함께 5층 식당가의 미전, 춘원식당 바닥이 솟아오르고 천장에서 물이 흘러내림.

▲낮12시∼하오1시=5층 식당가 대부분 영업 중단. 5층옥상 쿨링타워 운영중단. 4층 귀금속코너 대피시작. 미전식당 천장내려앉아 고객 6명 대피.

▲하오1시30분=춘원식당앞 에스컬레이터 부근 기둥옆 천장에 심한 균열, 기둥을 감싼 대리석 일부가 깨짐.

▲하오1시40분=5층바닥의 기둥과 연결된 상판이 15㎝정도 침하. 균열정도가 10㎝정도로 벌어짐.

▲하오3시=에어컨 가동중단 및 5층 행사매장 가구등 철수. 이회장등 삼풍간부들 현장 확인. 5층 신용판매부 바닥 침하. 5층 바닥 천장과 벽 균열. 5층 옥상 바닥에 20 가량 균열. 상오보다 슬래브 침하현상 심화.

▲하오5시40분=4층 안경부천장에서 『뚝 뚜둑』소리 크게 나고 5층 에스컬레이터 부근 천장에서 콘크리트조각이 떨어짐.

▲하오5시52분=5층 식당가 북동쪽 춘원식당 부분부터 붕괴시작.

▲하오5시57분=지하층까지 완전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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