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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국전 재평가작업 활발/내일 참전기념비 제막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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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국전 재평가작업 활발/내일 참전기념비 제막 계기

입력
1995.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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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전쟁 앞으로는 잊지말자” 의미새겨/언론 집중관심속 관련세미나·행사 잇달아오는 27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6·25 참전 기념비 제막식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한국전을 새롭게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미국의 유력언론들은 지난 주말부터 김영삼대통령의 방미소식과 함께 6·25 참전 기념비및 조형물 제막과 관련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코리아 소사이어티, 조지 워싱턴 대학 등 워싱턴에 소재한 학술연구기관들도 한국관련 세미나를 잇달아 열고 참전비 제막을 계기로 6·25는 물론 한미관계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미국정부와 참전비건립 위원회측은 휴전협정이 체결된지 42년이 지난 이제서야 기념비를 세우는 미안함을 보상이라도 하려는듯이 6일동안에 걸쳐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절정은 27일 하오 김대통령및 클린턴미대통령 등 한미 양국의 고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6·25 기념비및 조형물 제막행사다. 링컨기념관 인근 베트남전 기념비 건너편에 세워진 이 조형물은 워싱턴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게 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6·25의 의미를 되새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설계한 루이스 넬슨씨는 『링컨이 남북전쟁의 영웅으로서 위인의 표상이라면 베트남전 기념비는 분열된 국론을 치유하는 상징이고 한국전 기념비는 초창기 유엔의 평화수호 작전에 참가했던 잊혀진 미국인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워싱턴 포스트지는 6·25 기념비제막과 관련한 기사에서 『(한국전참전 기념조형물의 개막으로) 미국의 수도에서 잊혀진 전쟁은 더 이상 잊혀지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다.

「잊혀진 전쟁」이란 미국적인 시각에서 6·25를 바라본 표현이다. 이 말은 당초 6·25 참전 용사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쓰여 오다가 87년 사학자 클레이 블레어가 같은 제목의 연구서를 펴내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조지아대학의 윌리엄 스투이크교수(역사학)는 25일 조지타운대학에서 열린 한국전 세미나에서 『잊혀진 전쟁이라는 말은 6·25를 보는 미국인들의 태도를 나타내는 표현이지만 그 사건 자체를 제대로 설명하기에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한국전은 2차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서 얼렁뚱땅 치르고 넘어간 전쟁으로 어렴풋이 기억되고 있을 뿐이다. 다시말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무의미한 전쟁」으로 치부 돼 왔다. 사실 6·25는 미국측에서만 5만4천여명의 사망자와 10여만명의 부상자를 냈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거주하는 6·25참전용사 레이먼드 도넬리(67)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월요일 (한국전에서) 돌아와 그 다음 일요일 출근한 기억이 난다』며 한국전에 냉담했던 당시 미국사회의 분위기를 회고했다.

「잊혀진 전쟁」이라는 말과 함께 미국인들이 6·25를 바라보는 시각이 담긴말은 「우리가 최초로 패배한 전쟁」이라는 표현이다. 그러나 스투이크 교수는 『미국은 6·25에서 북한에는 승리했으나 중국에는 패배했다』면서 『6·25는 미국에게는 승리인 동시에 패배였다』고 규정했다.

6·25 조형물 제막식과 한국전에 대한 이같은 재평가작업은 6·25가 미국사회에서 「잊혀질 수 없는 전쟁」으로 새롭게 인식되는 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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