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마다 오염 초비상/양식장 집단폐사 속출/유조선 좌초/피해 수백억대 이를듯【여천=송두영·안경호 기자】 속보=시 프린스호 좌초 3일째인 25일 배에서 유출된 벙커C유가 좌초해상인 전남 여천군 남면 연도(소리도)와 안도 금오도를 거쳐 경남의 한려해상국립공원까지 계속 확산되면서 이 일대 청정해역은 죽음의 바다로 바뀌어가고 있다.
섬에 인접한 양식어장 일대엔 시커먼 기름범벅 속에 광어 우럭등 양식중인 물고기들이 집단폐사해 떠올라 어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전복 바지락등 패류도 무더기 폐사해 거대한 황금수역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고 있다.
어민들은 양식장으로 밀려드는 기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장비와 방제약품이 부족해 오염방지에 속수무책이다. 이미 기름띠가 뒤덮은 금오도지역에서는 방제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어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날 하오 사고해역에는 짙은 안개와 높은 파도로 방제선들이 시 프린스호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야간에는 방제작업이 불가능해 기름띠는 해류를 타고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기름띠는 여수 여천 앞바다를 오염시킨 뒤 고흥 앞바다 보다는 남해 앞바다 쪽으로 번지고 있어 방제작업이 지연될 경우 피해지역은 수일내에 통영 해역까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안도 백금포 상주 미조해수욕장등 남해안 일대 해수욕장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피서객 유치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액은 연도 안도에서만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93년 광양만에서 발생한 금동호의 벙커C유 유출사고는 약1천1백여톤이었는데 약1천억원의 피해가 집계됐다. 시 프린스호에서는 현재까지 약7백톤 미만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보이나 예인이 늦어질 경우 광양만 사고때와 비슷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여천군 남면 금오도 신미마을 어촌계장 김지완(62)씨는 『상오 8시께 마을앞 어장으로 기름띠가 밀려와 마을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스티로폴등으로 양식장을 둘러싸라고 당부했다』며 『그러나 홍수처럼 밀려드는 기름띠를 막을 길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안도 어촌계장 황종운(52)씨는 『24일부터 해경에서 방제작업을 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마을 앞에서 방제정을 단 한 척도 구경할 수 없었다』며 『행정기관에서 중화제라도 제공하면 민간 선박으로 방제작업을 펼 수 있으나 이마저 불가능해 수십억원대의 재산피해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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