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족에서 여러명의 암환자 발생하면/다른사람도 정기적 내시경 검진받아야43세된 여자가 3개월전부터 시작된 변비 때문에 병원을 찾아왔다. 환자는 대변보기가 힘들고 최근 들어서는 변의 굵기가 가늘어졌으며 변에 피가 묻어 나온다고 말했다. 직장수지검사(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진찰하는 검사)결과 항문으로부터 약 8㎝거리에서 혹이 만져졌다.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를 해보았더니 직장암으로 판명됐다. 환자의 아버지는 50세에 위암으로 사망했고 오빠는 대장암으로 2년전에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가족들은 모두 건강하다. 이 환자의 경우 「두세대에 걸쳐 최소한 3명의 대장암환자가 있어야 한다」는 유전성 대장암의 진단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가족에게서 발생한 암에는 유전적 요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특정유전성 암(예를 들어 유전성대장암등)의 진단기준에는 맞지 않으나 한 가족에서 여러명의 암환자가 발생했을 때 「암가족」이라고 부른다. 암가족이란 ①3인이상의 암환자가 ②형제사이에 있거나 ③2∼3대내의 직계가족내에 있거나 ④4촌간 세가족이상에 나타나면서 ⑤이들중 최소한 1명에게서는 50세미만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환자의 아버지에게 발생한 위암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절인 음식이나 짠 음식 등을 즐겨먹는 식생활 습관에 따른 발암물질의 섭취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전성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에서는 몸 속의 모든 세포들에 이상이 있어 위 췌장 유방 자궁 난소 등 여러 장기에 암이 잘 발생할 수 있다.
이 환자의 가족들로부터 채혈하여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유전성 대장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환자및 환자의 오빠, 그리고 남동생에서 발견되었다. 유전성 대장암 환자의 가족에서는 대장암 이외에도 췌장암이나 위암 등도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아버지에게 발생한 위암이 이 환자의 가족에서 발견된 유전성 대장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남동생의 경우 현재까지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앞으로 암(특히 이 가족에서 발생한 위암및 대장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유전성 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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