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모일신차원 유임곤란… 부총재 맡기자니 「예우」 걸려민자당의 지도체제개편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춘구 대표의 심경과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총재제도입과 함께 중진실세의원들이 전면배치될 경우 이들과 이대표의 역학관계나 위상정립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이대표 자신은 이같은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듯 특유의 「무표정,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측근은 『지도체제 개편논의가 불거져 나온 이후에도 이대표가 이 문제를 입에 올린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대표의 관심은 온통 민심이반의 치유책에 쏠려있다』면서 『체제개편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측근은 이대표가 이미 지방선거직후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것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임을 상기시켰다. 따라서 『당의 면모일신 차원에서 이뤄지는 지도체제 개편논의에 이대표를 대입하는 시각은 타당치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도체제 개편논의에서 이대표를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대표도 엄연히 민정계의 대표주자중 한사람이고 충청지역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당내 상당수 의견은 『부총재제의 성격과 부총재의 위상에 따라 이대표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쪽이다. 즉, 부총재제가 단순히 중진들에 대한 자리안배 성격의 협의체에 불과할 경우 이대표가 여기에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석부총재나 당의장에 이대표아닌 다른 인사가 임명될 경우 전직 이대표에게 부총재를 맡으라는 것은 전직대표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반면 지역대표성을 가진 부총재단에 15대총선에서의 핵심적인 기능이 맡겨질 경우 여권핵심부가 이대표에게 나름의 「역할」을 주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대표에 대한 김영삼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근거로 이대표가 정부쪽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게되리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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