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공 영향력이용 세계압박/성사땐 내전향방 변화 수렁탈출 실마리 기대/“외교적 해결 이미실기 실질효과 의문” 분석도서방측이 보스니아 사태 해결책으로 「밀로세비치 카드」를 빼 들었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대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대통령의 영향력을 이용해 세르비아계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를 강력히 드러낸 것이다.
비록 미국등 주요서방국들은 22일 유엔의 대세르비아공 경제제재 완화라는 전제조건을 받아 들일 수없다고 일축, 그 성사가능성은 불확실하나 밀로세비치 대통령이 보스니아 회교정부를 인정한다면 이는 보스니아 내전 향방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게 분명하다.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무기와 탄약 공급줄인 세르비아공이 회교정부를 인정할 경우 고립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세르비아계는 협상테이블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제 초점은 과연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대한 밀로세비치의 영향력이 어느정도냐 하는 점이다. 밀로세비치는 92년 4월 보스니아내전을 배후에서 부추긴 장본인.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사이에서도 앞으로 범세르비아계를 이끌 유력한 민족 지도자로 인식돼온 인물이다.
하지만 밀로세비치와 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작년 5월이후 카라지치가 밀로세비치의 영향력을 거부하면서 부터 세르비아공은 대외적으로 세르비아계에 대한 일체의 군사·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었다. 미중앙정보국(CIA)의 정보에 의하면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총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는 밀로세비치와 수차례 접촉하며 세르비아공으로부터 탄약등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세르비아공 공군의 레이더 정보를 군사작전에 활용해온 사실도 포착됐다. 양측의 빈번한 군사교류가 입증된 셈이다.
CIA의 분석에 의하면 밀로세비치가 카라지치와의 관계가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믈라디치를 「끈」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때문에 서방측이 밀로세비치의 충분한 이용가치를 염두에 둬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전개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전망을 불허하는 요소가 산적해 있다. 상황에 따라 표변하는 밀로세비치의 신뢰성이 우선 문제다. 아직도 대세르비아 민족 결속을 표방하는 밀로세비치가 보스니아 내전에서 주도권을 쥐고있는 세르비아계의 이해에 반하는 조치를 선뜻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밀로세비치가 유엔의 경제제재에 따른 세르비아공의 경제 난국을 모면하는 동시에 보스니아에서도 날로 고조되는 서방측의 강경분위기를 한템포 늦춰보기위해 잠시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회의적 견해중 하나는 서방측이 최근 파죽지세의 세르비아계 공세를 이같은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기에는 이미 시기를 놓친게 아니냐하는 것이다.
하지만 밀로세비치는 최근들어 서방측이 세르비아공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경우 보스니아 회교정부 인정은 물론 6개월안에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를 설득, 평화적인 내전종식을 유도하겠다고 천명해왔다.
서방측은 이제 내전을 촉발시킨 밀로세비치에게 사태해결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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