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도 여러가지 독이 있다. 곧 증오와 저주, 음해와 모략, 분열과 파괴, 간교와 술책등이 그것이다.그러나 무서운 것은 이것들이 아니다. 이것들을 있게 한 이면의 것이 진짜 무서운 것이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닌 탐심이다. 탐심이 바로 제일 무서운 인간의 독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에게는 여러가지 독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탐심 하나인 것이다. 다만 그 하나가 외부와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다 보니 여러가지로 보일 뿐이다.
탐심은 도덕을 부정하고 정의를 인정치 않는다. 뿐만 아니라 탐심은 법도 무시하고 진리마저도 경시한다. 그러한 까닭에 탐심은 못하는 것이 없다. 이러한 탐심이 권력자에게는 독재를 낳게 하고, 기업주에게는 착취를 하게 하며, 공직자에게는 부정을 저지르게 한다.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온갖 비리와 패륜적인 악행을 범하게 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주원인도 사실은 탐심이다. 탐심이 건축주에게는 설계변경과 불법증축을 하게 했고, 건설업자에게는 불량자재를 쓰고 부실공사를 하게 했다. 그 결과 그렇게 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번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통해서 나타난 탐심의 독은 실로 끔찍한 것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독이 도처에 거대한 입을 벌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개발의 기를 높이 게양한 후로 우리의 정치는 경제성장에만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정부에서는 「경제가 곧 신」이라는 해괴한 종교를 창조해 놓고, 전국민을 신자화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였으며, 동시에 그의 열렬한 신자가 되게끔 하기 위해 계속 국민들에게 탐심을 부추기는 일만 해온 셈이다. 그러고도 사고의 책임은 원인보다는 결과쪽에만 떨어진다.
우리 사회에 그 원인이 존재하는한 대형사고의 비극은 피할 길이 없다. 자신을 파멸시킬 뿐만 아니라 타인도 파멸시키는 독, 그리하여 이 사회에 갈수록 높아져야 할 것들을 자꾸 무너지게 하는 그 끔찍한 독이 어느 정도인지 우리 모두 가슴을 두들겨 볼 일이다.<청화 조계종 종회부의장>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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