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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심역할 입장·시각에 큰차/한전·원연 갈등 원인과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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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심역할 입장·시각에 큰차/한전·원연 갈등 원인과 파장

입력
1995.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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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산업 조정싼 알력도 작용/자칫 한국형 실체논쟁 부를수도대북경수로사업을 둘러싼 한국전력과 원자력연구소간의 갈등은 자칫하면 「한국표준형 경수로」가 존재하느냐는 근원적인 논쟁을 재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전과 원연의 갈등이 한국형경수로 실체 인정을 전제로 대북 경수로사업에서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 하는 입장과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전과 원연을 포함, 국내 원자력업계가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점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형경수로의 존재가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북·미간 3단계 고위급회담이 진행중이던 지난해 6월부터. 당시 북한에 대한 경수로 지원을 전제로 한·미·일 3국은 워싱턴에서 비공식협의를 가졌는데 미·일은 한국형경수로의 존재도 모른채 러시아형을 제공할 의도를 내비쳤다. 이 때 우리측에선 이병령전본부장등이 참석, 「울진 3,4호기」의 존재를 알리고 『우리가 재정의 대부분을 부담한다면 한국형이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울진 3,4호기 경수로의 원기술을 갖고 있는 미컴버스천 엔지니어링(CE)사는 울진 3,4호기가 한국형이라는 주장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CE사의 시스템 80을 모델로 한 「가족모델」이라는 것이다.

우리측은 한국형경수로가 국제적 공인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원연은 물론 한전도 울진3,4호기가 우리의 고유모델임을 일관되게 강조, 이를 관철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협력적인 분위기가 대북사업을 목전에 두고 깨지기 시작했다. 이전본부장등은 대북경수로사업에서 CE사등 미기업이 역할확대를 지속적으로 꾀할 것이기 때문에 울진 3,4호기때와 같은 사업체계로는 우리의 중심적 역할을 확보하기 곤란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기술적 전문능력을 갖고있는 원연이 사업체계상 제도적으로 미기업의 공세를 방어할 수 있는 위상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주장은 「대외적으로 한전이 주계약자로서 대표권을 갖되 내부적으로는 한전과 원연의 컨소시엄형태로 사업을 추진해야한다」는 데까지 발전됐다. 한전측은 이에 대해 외국회사가 일정한 참여지분을 갖고있는 울진 3,4호기가 한국형이고 여기서 우리가 중심적 역할을 했음이 자명하다는 점을 들어 원연측의 주장은 기우라고 반박했다.

때문에 한전측은 원연측이 대북경수로사업을 계기로 자신들의 위상을 제고, 국내 원자력 산업체계를 변화시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까지 보고 있다.

물론 한전측도 국내 원자력산업체계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는 있으나 이는 정부차원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조정해야할 문제이지 하루아침에 바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 하고 있다.

한전은 원연의 원전 계통설계조직과 인력을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에 흡수시키려 했으나 원연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때에도 보직해임된 이전본부장이 한전과 맞선 핵심인물 이었다. 당시 원연측은 한전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원연을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기관간의 갈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너무 때늦은 감이 있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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